현대자동차는 국내와 미국에서 판매된 신형 쏘나타 4만7300여대에 대해 자발적 리콜을 실시키로 결정한 것과 관련,"도요타 사태의 전염을 미리 차단하고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는 이미지를 공고히 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밝혔다. 단순한 부품결함임에도 불구하고 자발적 리콜을 실시함으로써 안전과 직결되는 브레이크 결함문제를 숨겨온 도요타와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판매된 신형 쏘나타에서 발견된 앞좌석 도어잠금장치 결함은 어떻게 보면 단순하다. 운전석에서 문을 열 때 잠금버튼이 눌러져 있어도 문을 여는 레버만 당기면 잠금장치가 해제된다. 그런데 실수로 잠금버튼을 누른 채 문을 열 경우,문이 열려도 잠금장치가 해제되지 않아 밖에서 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는다는 게 이번에 발견된 결함이다. 잠금버튼을 누르지 않고 문을 여닫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번 결함은 엄밀히 보면 리콜대상이 아니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리콜을 실시하려면 브레이크 결함 등 안전문제와 직결돼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도어잠금장치 결함은 차를 세우고 내린 뒤에 발생한다는 점에서 안전문제가 아닌,단순한 품질문제라는 것.그럼에도 현대차가 자발적 리콜을 실시키로 한 것은 도요타 사태처럼 사건이 확대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지가 작용했다.

고객이 문제를 제기해서가 아니라,자체적으로 찾아낸 결함에 대해서 리콜을 실시키로 한 점도 도요타와의 차별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결함과 관련해 국내에서는 문제된 적이 전혀 없다. 미국에서도 딜러들이 시승하다가 결함을 발견했다.

관심은 현대차의 리콜 결정이 미국시장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여부다. 신형 쏘나타는 이달 초 판매된 이후 2주 만에 1400여대가 팔릴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에서 생산이나 판매를 중단한 적이 없고 신속한 조치를 취한 만큼 별 영향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증시에서 현대차 주가는 결함사실이 알려진 직후 11만2000원까지 하락했다가 전날(11만7000원)보다 2.56%내린 11만4000원으로 마감돼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기대를 반영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