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는 현대자동차의 쏘나타다. 신형 쏘나타는 지난달에만 1만3928대 팔렸다. 쏘나타를 견제하고 있는 유일한 중형 세단이 르노삼성자동차의 뉴 SM5다. 뉴 SM5는 지난달 18일 출시된 후 2주 만에 4702대 판매됐다. 2000년대 초반부터 중형 세단의 양강 체제를 굳혀온 쏘나타와 SM5.작년 말과 올 초 나란히 세대교체까지 단행한 터라 중형차를 사려는 사람들은 어떤 차를 고를지를 두고 고민할 수밖에 없다.
25년간 검증 거친 6세대 쏘나타
1세대 쏘나타가 출시된 시점은 1985년이다. 6세대인 신형이 나올 때까지 전 세계에서 500만대 이상 팔려나갈 만큼 수많은 검증을 거쳤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신형 쏘나타는 동급 배기량을 기준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연료 효율성을 갖고 있다. 공인연비가 ℓ당 12.8㎞에 달한다. 역시 연비가 우수한 편인 뉴 SM5의 ℓ당 12.1㎞보다 뛰어나다.
쏘나타는 힘도 세다. 최고출력이 165마력,최대토크가 20.2㎏ · m다. 뉴 SM5의 141마력,19.8㎏ · m보다 강력하다. 쏘나타는 2.4ℓ급 직분사 엔진을 탑재한 GDi 버전도 갖추고 있어 소비자 입장에선 선택의 폭이 넓다. 실내공간 면에서도 쏘나타가 앞선다. 앞 · 뒤 바퀴 간 거리(축거)가 2795㎜로,뉴 SM5(2760㎜)보다 35㎜ 길다. 다만 큰 차이는 아니다. 오히려 전장(차체 길이)은 뉴 SM5가 4885㎜로,쏘나타(4820㎜)보다 65㎜ 긴 편이다. 전고 역시 뉴 SM5가 쏘나타보다 20㎜ 높다. 뉴 SM5의 외형이 쏘나타보다 커 보인다는 얘기다.
10년 타도 질리지 않을 SM5
쏘나타의 혁신적인 디자인이 싫어 뉴 SM5를 찾는 사람들이 상당하다. 뉴 SM5는 튀지 않는 무난한 외형이 특징이다. 수년을 타도 질리지 않는 디자인을 추구했다는 게 르노삼성 측 설명이다. 쏘나타가 차량 뒤쪽이 낮은 쿠페 스타일인 반면,뉴 SM5는 정통 세단이어서 '패밀리카'를 선호하는 소비층에 좀 더 다가갈 수 있다.
정숙성 면에서도 뉴 SM5가 낫다. 실내에서 창문을 닫은 채 주행하면 소음이나 진동을 느끼기 어렵다. 주행감이 쏘나타에 비해 부드러운 편이다. 뉴 SM5에는 프리미엄 보스 음향장치와 10개 스피커가 장착됐다. 국산 중형 세단에 보스 음향장치를 단 것은 뉴 SM5가 처음이다. 뉴 SM5는 쏘나타보다 저렴한 편이다. 기본 모델인 PE가 2080만원,SE 2200만원,SE플러스 2370만원,XE 2430만원,LE 2530만원,RE 2650만원 등이다. 반면 쏘나타는 2130만~2820만원(자동변속기 기준)으로,뉴 SM5보다 100만~150만원 비싸다.
"편의장치는 내가 최고"
현대차와 르노삼성은 쏘나타 및 뉴 SM5에 독특한 편의장치를 많이 탑재했다. 현대차는 쏘나타에 차체자세제어장치(VDC)를 기본 장착하는 등 안전성에 신경을 썼다. VDC는 위급상황 때 엔진 출력을 자동 조절하거나 각 바퀴를 독립 제어해 빗길 및 빙판길에서 미끌어짐을 막는 안전 장치다.
운전자세에 맞도록 조정해 놓은 시트의 위치를 최대 2명까지 기억했다가 재현하는 운전석 메모리시트를 넣었다. 패들시프트(운전대에서 손을 떼지 않고 변속 제어가 가능하게 만든 장치)와 버튼시동 스마트키,3단형 파노라마 선루프,와이퍼 결빙방지 장치,하이패스 시스템 등을 탑재했다. 차선 변경 때 방향지시등 레버를 한 번 터치하면 지시등이 3번 점멸하는 기능도 갖췄다.
뉴 SM5엔 바이제논 능동형 전조등이 동급 최초로 장착됐다. 야간 주행 때 좀 더 폭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전자식 룸미러(ECM) 일체형 하이패스 시스템에는 잔액까지 표시된다. 뒷좌석 온도 독립제어 장치와 은은한 향기를 배출하는 전자식 방향제인 '퍼퓸 디퓨저'가 쾌적한 공기를 유지시켜 준다. 동시에 '2모드 삼성 플라즈마 이오나이저'가 실내 공기를 정화해 준다.
시동을 끄면 자동으로 작동하고 가속페달을 밟는 즉시 해제되는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와 운전석 마사지 기능 등 고급차에서만 볼 수 있던 장치도 달았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