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의 힘!?…'코리아킬러' 英 FT, 모처럼 한국 칭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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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한국이 더는 패배자가 아니라는 내용의 칼럼으로 모처럼 한국을 칭찬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동안 FT는 한국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보이며 '한국킬러' 역할을 자청해 왔다.
FT는 24일자(현지시간) 신문에 실린 "한국은 더이상 패배자가 아니다(South Korea is no longer the underdog)"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도요타 리콜 파문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과 비교하며 한국을 추켜세웠다.
칼럼을 쓴 데이비드 필링 칼럼니스트는 먼저 캐나다 밴쿠버 올림픽 여자 피겨 스케이팅 경기에서 김연아가 과거 식민지 지배국이었던 일본의 아사다 마오보다 금메달을 딸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점을 현재 한국과 일본의 상황에 비유했다.
그간 한국은 일본, 중국 등 주변국 그늘에 가려 패배자로 보였으나 국제무대에서 김연아의 승리가 한국의 위상을 급상승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가오는 피겨 스케이팅 파이널 프로그램에서 한국의 자존심이 19세 소녀인 김연아의 어깨 위에 달렸다고 피력했다.
FT는 "한국은 인구가 12배에 달하는 인도와 경제 규모가 비슷하고 수출도 영국보다 많다"며 "지난해 삼성은 휴렛팩커드의 매출을 넘어섰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또 다른 국가들과 달리 높은 경제 성장률을 보이며 글로벌 금융위기를 잘 거쳤다고도 평가했다. 한국은 올해 4.7%의 경제성장률이 전망되며, 재정 적자도 국내총생산(GDP)의 2%에 불과하다고 FT는 전했다.
FT는 "심지어 한국은 아시아의 가장 인기 있는 드라마를 생산하는 나라"라며 "현재 한국은 오랫동안 희망해온 부국(rich-country) 길가에 서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많은 경제학자들이 우려했던 한국의 은행위기는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을 칭찬했다. 한국은 자본확충자금 지원과 통화스와프 등을 통해 신속하게 대응했고, 고용과 친환경에 집중한 부양책도 적절했다는 평가다.
FT는 최근에는 대규모 원전수주와 수출 호조, 현대자동차의 선전을 한국경제의 긍정적인 사례로 언급했다. 일본이 도요타 리콜 사태로 미국과의 관계가 불편해진 반면 한국은 G20 정상회의 의장국이 되면서 미국과 긴밀한 우방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도 인상적으로 바라봤다.
다만 한국이 삼성과 같은 대기업에 너무 의존하고 있는 점과 경직된 고용시장, 고령화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목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