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장중 1590선마저 내주며 급락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리스 등 유럽발 재정위기가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가운데 뚜렷한 매수 주체가 나서지 않으면서 일시적으로 수급이 붕괴됐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1월 중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섰다는 소식도 외국인들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25일 오후 1시1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3.64포인트(1.52%) 내린 1588.39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들이 현물(주식) 시장은 물론 선물 시장에서도 대규모 매물을 쏟아내고 있다.

이날 지수는 벤 버냉키 미국 연준 의장의 저금리 기조 유지 발언으로 미국증시가 급등했다는 소식에 전날보다 7.42포인트(0.46%) 오른 1620.25로 출발했다.

하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순매도에 나서고 프로그램마저 매도세로 돌아서면서 하락 반전해 1590선마저 내주고 말았다.

이 같은 코스피지수 급락에 대해 전문가들은 특별히 불거진 이슈가 있다기 보다는 증시 체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수급이 꼬이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극히 부진한 거래로 증시 체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외국인이 순매도에 나서고 기관마저 관망세를 취해 나타난 현상"이라며 "다만 미국과 중국증시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더이상 급락하지는 않고 당분간 답답한 박스권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버냉키 의장의 저금리 기조 발언이 과거와 다른 것이 없어 그 효과가 크지 않았다"면서 "특히 내달초 발표를 앞둔 경기선행지수가 둔화될 것이란 전망에 투자자들이 경계감을 표출하면서 조정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단기에 1% 이상 급락할 특별한 이유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다만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가 파업과 함께 신용등급 하향 전망이 나오는 등 유럽발 위기가 재차 고조되고 있는 것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1월 중 경상수지가 수출 감소 여파로 1년만에 적자로 돌아섰다는 소식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불안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외국인들은 그동안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경상수지 흑자기조가 계속되면서 한국기업들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믿고 투자에 나선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