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기자재뿐만 아니라 플랜트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의 품질 경쟁력을 가진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겠습니다. "

임재황 보성파워텍 대표(44)는 지난해 10월23일을 잊을 수가 없다. 대표 자리에 오른 지 1년여 만에 대규모 플랜트 수출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미얀마 정부로부터 전력 기자재가 아닌 송전철탑 생산을 위한 플랜트 수출을 회사 설립 이래 처음으로 하게 된 것.계약규모는 450만달러 상당.이 회사는 미얀마 정부가 랑군시 인근에 짓고 있는 공장 건물에 오는 5월 말까지 플랜트 시설을 공급한 뒤 송전철탑 생산기술을 전수할 계획이다.

여기서 생산된 제품은 미얀마 정부가 랑군시의 전력 공급을 위해 인근에 건설 중인 한 수력발전소의 송전용 철탑으로 설치된다. 임 대표는 "이탈리아 인도 중국 등 이 분야의 기술 강국들과 경쟁을 벌여 따낸 것"이라며 "이번 수주로 우리 회사의 기술력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됐다"고 소개했다.

임 대표는 중앙대 정치외교학과를 나와 학사장교로 군생활을 마친 뒤 한국전력에 들어갔다. 2000년 한전을 나온 임 대표는 이사로 입사해 아버지로부터 영업과 생산 분야를 단련받았다.

임 대표는 "아버지는 대표직을 맡기면서 거래처를 찾아다니고 현장직원들과 함께하며 신제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아버지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 정말 힘들다"고 털어놨다. 임 회장은 아들의 경영 능력에 대해 아직은 박한 편이다. 후하게 줘 'C+'라는 것.임 회장은 "미래가 불확실한 경제상황을 스스로 헤쳐나가기에는 아직 버거움이 있다"며 "무엇보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경영자로 컸으면 한다"고 속내를 밝혔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수명 한계를 30년으로 본다. 따라서 기업이 끊임없이 혁신을 하지 않고는 30년 이상 존속하기 힘들다. 임 대표는 "혁신을 통해 제2의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는 의미로 아버지께서 창립 30주년에 맞춰 대표자리를 맡긴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임 대표는 대표이사 취임 때부터 '성장동력 발굴'을 강조하고 신설한 플랜트사업본부와 신규사업본부의 조기 정착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임 대표는 "대표가 된 이후 아버지의 경영성과에 누를 끼칠까봐 마음 편히 잠을 잔 적이 없다"며 "전력기자재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100년 장수기업으로 키우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