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동계올림픽] 1위로 들어오고도 '날아간 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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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 쇼트트랙 석연찮은 실격
"김민정이 中선수 밀쳤다" 판정
환호가 눈물로…5연패 꿈 좌절
"김민정이 中선수 밀쳤다" 판정
환호가 눈물로…5연패 꿈 좌절
한국 여자 쇼트트랙이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3000m 계주에서 1위로 골인하고도 심판의 석연찮은 실격 판정으로 아깝게 금메달을 놓쳤다.
조해리(24 · 고양시청)-김민정(25 · 전북도청)-이은별(19 · 연수여고)-박승희(18 · 광문고)로 이뤄진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25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콜리세움에서 열린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중국을 따돌리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러나 경기 뒤 심판진은 레이스 도중 한국 선수가 중국 선수의 얼굴을 쳤다며 '임페딩(impeding · 밀치기 반칙)' 판정을 내리고 실격 처리했다. 1994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이후 올림픽 5연패의 꿈이 좌절된 것이다.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대표팀은 개인전에서는 중국을 이기기 어렵다고 판단,훈련시간의 상당 부분을 계주에 쏟았다. 특히 지난해 12월 지휘봉을 잡은 최광복 여자 대표팀 코치가 훈련 강도를 남자 대표팀보다 더 높일 정도로 계주만큼은 꼭 금메달을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로 노력해 왔다. 선수 간의 호흡도 잘 맞았고 컨디션도 전반적으로 좋았다.
이날 한국과 중국은 초반부터 선두 다툼이 치열했다. 111.12m의 트랙을 27바퀴 도는 3000m 결승에서 중국 캐나다 미국과 함께 나선 한국은 3위로 출발했지만 세 바퀴째 이은별이 2위로 치고 나갔고,17바퀴를 남기고는 다시 이은별이 중국을 따돌리고 1위로 나섰다. 12바퀴째를 남기고는 이은별이 중국에 선두를 허용했다가 이내 되찾는 등 치열한 2파전을 이어갔다.
문제는 6바퀴를 남긴 상황에서 벌어졌다. 터치를 받은 김민정이 선두로 코너를 돌다 오른쪽 팔이 바짝 뒤따라 오던 선린린(중국) 얼굴에 부딪힌 것.자연스러운 움직임 속에 부딪혔다고 판단할 수도 있었지만 심판들은 경기 뒤 비디오 판독 결과 "김민정이 고의로 밀쳤다"며 '임페딩'으로 판정했다. 쇼트트랙 심판진은 실격 여부를 최종 판단하는 주심 1명과 부심 4명으로 이뤄지며,두 선수의 충돌이 있었던 곳을 관장한 부심은 중국 심판이었다.
기록보다 순위를 중요시하는 쇼트트랙은 몸싸움이 빈번해 엄격한 기준을 제시한다. 하지만 김민정이 인코스로 파고들면서 선두로 나선 데다 중국 선수가 추격하는 과정에서 부딪혔고 자연스럽게 팔을 움직이는 상황에서 벌어졌기 때문에 실격 판정이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태극기를 흔들며 빙상장을 돌던 한국 선수들은 실격 판정에 눈물을 흘렸고,코치진도 거세게 항의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최 코치는 "쇼트트랙은 판정이 내려지면 규정상 번복할 수 없고 주심의 결정에 항의할 권한이 없다"며 "심판이 한국에 불리한 사람들인 줄 알면서도 제대로 준비를 못 해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아 아쉽다"고 밝혔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조해리(24 · 고양시청)-김민정(25 · 전북도청)-이은별(19 · 연수여고)-박승희(18 · 광문고)로 이뤄진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25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콜리세움에서 열린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중국을 따돌리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러나 경기 뒤 심판진은 레이스 도중 한국 선수가 중국 선수의 얼굴을 쳤다며 '임페딩(impeding · 밀치기 반칙)' 판정을 내리고 실격 처리했다. 1994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이후 올림픽 5연패의 꿈이 좌절된 것이다.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대표팀은 개인전에서는 중국을 이기기 어렵다고 판단,훈련시간의 상당 부분을 계주에 쏟았다. 특히 지난해 12월 지휘봉을 잡은 최광복 여자 대표팀 코치가 훈련 강도를 남자 대표팀보다 더 높일 정도로 계주만큼은 꼭 금메달을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로 노력해 왔다. 선수 간의 호흡도 잘 맞았고 컨디션도 전반적으로 좋았다.
이날 한국과 중국은 초반부터 선두 다툼이 치열했다. 111.12m의 트랙을 27바퀴 도는 3000m 결승에서 중국 캐나다 미국과 함께 나선 한국은 3위로 출발했지만 세 바퀴째 이은별이 2위로 치고 나갔고,17바퀴를 남기고는 다시 이은별이 중국을 따돌리고 1위로 나섰다. 12바퀴째를 남기고는 이은별이 중국에 선두를 허용했다가 이내 되찾는 등 치열한 2파전을 이어갔다.
문제는 6바퀴를 남긴 상황에서 벌어졌다. 터치를 받은 김민정이 선두로 코너를 돌다 오른쪽 팔이 바짝 뒤따라 오던 선린린(중국) 얼굴에 부딪힌 것.자연스러운 움직임 속에 부딪혔다고 판단할 수도 있었지만 심판들은 경기 뒤 비디오 판독 결과 "김민정이 고의로 밀쳤다"며 '임페딩'으로 판정했다. 쇼트트랙 심판진은 실격 여부를 최종 판단하는 주심 1명과 부심 4명으로 이뤄지며,두 선수의 충돌이 있었던 곳을 관장한 부심은 중국 심판이었다.
기록보다 순위를 중요시하는 쇼트트랙은 몸싸움이 빈번해 엄격한 기준을 제시한다. 하지만 김민정이 인코스로 파고들면서 선두로 나선 데다 중국 선수가 추격하는 과정에서 부딪혔고 자연스럽게 팔을 움직이는 상황에서 벌어졌기 때문에 실격 판정이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태극기를 흔들며 빙상장을 돌던 한국 선수들은 실격 판정에 눈물을 흘렸고,코치진도 거세게 항의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최 코치는 "쇼트트랙은 판정이 내려지면 규정상 번복할 수 없고 주심의 결정에 항의할 권한이 없다"며 "심판이 한국에 불리한 사람들인 줄 알면서도 제대로 준비를 못 해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아 아쉽다"고 밝혔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