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지난해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운용수익률 10.8%의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25일 올해 첫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를 열어 지난해 국민연금기금 운용 현황을 보고하고 결산안을 심의 의결했다고 발표했다.

결산안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국민연금 운용액을 뜻하는 순자산은 277조6424억원으로 2008년 말 235조4325억원보다 42조2099억원(17.9%) 늘었다. 국민연금은 이를 국내 채권 73.9%,국내 주식 13.1%,해외 주식 4.8%,대체투자 4.5%,해외 채권 3.8%로 나눠 운용해 26조2267억원(10.81%)의 수익을 올렸다. 이 중 저가 매수한 주식 가격이 뛰면서 국내 주식 투자에서만 무려 15조5377억원(58.44%)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7년부터 2009년까지 3년간 연평균 수익률 5.78%의 2배에 가까운 수치로 2001년 금융 부문에서 11.41%의 수익률을 낸 이후 8년 만에 기록한 두 자릿수 수익률이다.

세계적 경제 침체 속에서 한국 경제가 가장 먼저 위기를 극복하며 선전한 것이 국민연금 기금 운용 실적에도 그대로 반영됐다는 평가다.

복지부 관계자는 "저가 매수한 국내 주식의 일부를 매도하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채권 및 대체투자를 확대했다"며 "국내외 주식에 대한 적시 투자로 수익률이 45%를 기록한 데 힘입어 전체 연기금 운용 수익률이 크게 나아졌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 규모는 미국 최대 연기금인 '캘리포니아 공무원 퇴직연금(캘퍼스)'을 제치고 세계 4위로 올라섰다. 작년 9월 말 현재 연기금 규모는 일본 공적연금(GPIF) 1626조9000억원,노르웨이 글로벌연금펀드(GPF) 531조6000억원,네덜란드 공적연금(ABP) 320조3000억원,국민연금 270조1000억원,미국 캘퍼스 240조9000억원 순이었다.

한편 국민연금은 지난해 지분율 1% 이상 기업이 주주총회에 상정한 2003건의 안건 가운데 이사 및 감사 선임,정관 변경 등과 관련해 132건의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

이에 따라 전체 안건 가운데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 비중은 2005년 2.7%에서 2007년 5%,2009년 6.4%로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