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자동차의 도요다 아키오 사장(사진)이 끝내 울먹였다.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3시간 넘게 시달리는 굴욕을 당한 뒤 응원 나온 도요타 딜러들과 만나 감사를 표시하는 자리에서 였다.

도요다 사장은 24일 미 하원 감독 · 정부개혁위원회 청문회에 참석,모두 발언을 통해 "도요타도 나도 완벽하지 않다"며 "우리가 직면한 문제로부터 결코 도망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도요다 사장은 이어 통역을 두고 3시간30분동안 의원들의 질문공세에 답변했다. 전자제어장치 결함 가능성에 대해서는 "설계에 결함이 없다는 것을 자신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런 그도 청문회가 끝난 직후 딜러들을 만나자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 "난 청문회에서 혼자가 아니었다"고 운을 뗀 뒤 "미국 전역에서,전 세계에서 여러분과 여러분의 동료들이 나와 함께 해줘 정말 고맙다"고 전하면서 울먹였다.

하지만 전자제어장치와 관련한 도요다 사장의 해명은 전날 짐 렌츠 도요타 미국판매법인 사장이 증언한 내용과 달랐다. 렌츠 사장은 "전자제어장치 결함 가능성을 포함한 원인을 여전히 조사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1997년 도요타 '코롤라' 차량을 운전하다 사고를 당해 전신마비로 두 다리를 잃은 한국계 최혜연씨의 사례가 거론돼 주목됐다. 그는 회사측의 차량 결함이라며 도요타를 상대로 13년째 법정소송 중이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덴소,야자키,토카이 리카 등 도요타에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 3곳을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했다고 이날 밝혔다. 덴소는 최근 문제가 된 가속페달 등의 부품을 도요타에 공급하고 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