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출이 급감하면서 경상수지가 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서 경기회복세가 둔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경상수지가 4억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고 25일 발표했다.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월(16억1000만달러) 이후 처음이다. 경상수지는 지난해 10월 47억6000만달러 흑자에서 11월 42억8000만달러,12월 15억2000만달러로 흑자 규모가 줄더니 지난달엔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달 경상수지 적자는 서비스수지에서 적자가 이어진 가운데 상품수지 흑자가 대폭 줄었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상품수지 흑자는 작년 12월 40억2000만달러에서 지난달엔 15억5000만달러로 줄었다. 수출은 지난해 12월 363억5000만달러에서 지난달 322억7000만달러로 40억8000만달러 감소한 데 비해 수입은 같은 기간 323억2000만달러에서 307억2000만달러로 16억달러 줄었다. 선박 승용차 기계류 등 주력 품목의 수출이 대부분 감소했다.

서비스수지 적자는 작년 12월 28억달러에서 지난달엔 21억6000만달러로 소폭 줄었다. 해외여행 증가에 따른 여행수지 적자는 늘었지만 기타서비스 수지 적자가 더 큰 폭으로 줄어든 결과다. 여행수지는 적자규모가 작년 12월 6억7000만달러에서 8억9000만달러로 리먼 사태가 터지기 전인 2008년 8월 이후 17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로 늘었다.

수출감소 및 경상수지 적자 전환은 국내 경기지표가 불안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경제회복세를 더디게 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으로 번지고 있다. 작년 4분기 경제성장률은 0.2%(전기 대비)로 전 분기의 3.2%에 비해 크게 낮아졌으며 지난달 실업자는 121만6000명으로 10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한은의 2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1월에 비해 떨어졌다. 해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선 경제회복의 상당 부분을 수출에 기대고 있는 상황인데 앞으로의 여건도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다. 유럽 일부 국가의 재정위기에다 중국의 긴축,미국의 금융규제 등으로 전 세계의 소비심리가 악화되고 있어서다.

한은은 그러나 경상수지 적자는 1월에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영복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연말 밀어내기 수출의 영향으로 통상 1월엔 수출이 줄어든다"며 "하지만 이달엔 수출이 정상궤도로 돌아왔고 여행수지 적자가 줄고 있어 경상수지가 흑자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자본수지는 50억7000만달러 순유입을 나타냈다. 이는 작년 9월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