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치면서 각국 재정수지가 몇 년 안에 위험 수위에 도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도 높은 재정건전성 확보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IMF의 재정 · 금융분야 전문가들은 25일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공동으로 개최한 '세게경제의 재건' 국제회의에서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호세 비날 IMF 금융자문관(사진)과 파울로 머로 과장은 주제발표에서 "주요 선진국이 확장적 거시정책을 펼치면서 재정수지가 크게 악화되고 정부 부채가 급증했다"며 "주요 선진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이 2007년 73%에서 2014년에는 109%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실물경기 회복에 맞춰 재정확대 정책을 중단하고 금융회사 지원을 줄이는 것만으로는 재정건전성이 회복되기 힘들다"면서 세출 · 세입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탈세 등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연금 · 의료 등 재정지출 규모가 큰 분야를 개혁해야 한다는 것이다.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는 각국 중앙은행이 단기금리를 정상화하는 등 점진적으로 통화긴축 정책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위기 극복 과정에서 지나치게 많이 풀린 돈을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을 통해 제때 회수해야 인플레이션 위험을 덜 수 있다는 지적이다.

로라 코드레스 IMF 통화자본시장부 과장은 G20에서 논의 중인 금융안전망과 관련해 "금융시스템 규제 강화 방안이 시행되면 전반적인 위험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이나 금융시스템 혁신이나 이익을 저해할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한 규제가 나와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