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서 가전업계 최연소 여성 대표 발탁
국내 생활가전 업계에 최연소 여성 대표이사가 탄생했다. 스웨덴 생활가전업체인 일렉트로룩스는 25일 한국법인 대표이사로 정현주 마케팅팀장(35)을 선임했다. 능력과 실력을 중시하는 글로벌 기업의 파격적인 인사로,정 대표는 일렉트로룩스 그룹 내 '최연소 여성 대표'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정 대표는 2002년 일렉트로룩스 코리아의 설립 멤버로 입사해 국내 청소기 시장에서 점유율을 12%까지 끌어올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 회사 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일렉트로룩스는 현재 국내 청소기 시장에서 외국계 회사 가운데 점유율 1위다. 정 대표는 "한국법인을 설립할 당시 국내 시장은 삼성전자,LG전자 등이 장악하고 있어 외국계 회사는 거의 힘을 쓰지 못했다"며 "단단히 굳어진 시장 구조를 깨기 위해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그가 사용한 마케팅 전략은 '거실로 뛰쳐나온 청소기'란 개념이었다. "청소기는 딱딱하고 창고 안에나 숨겨 두는 제품으로 여기던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기 위해 간결하면서도 실용적인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을 내세워 시장을 공략했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2008년 초 선보인 무선 진공 청소기 '에르고라피도(Ergorapido)'는 고급스러운 네 가지 색상과 부드러운 곡선형 디자인을 내세워 주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설명이다.

일렉트로룩스만의 기술력을 강조하는 데도 힘썼다. 그는 "국내 청소기 시장에서 점유율을 크게 올릴 수 있었던 요인 가운데 하나는 일렉트로룩스의 탁월한 미세먼지 제거 기술"이라며 "미세먼지 재배출률 0%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다양한 애드버토리얼(기사형 광고)을 내보내며 시장을 공략해 나갔다"고 말했다.

소비자 체험단도 운영하며 '컨슈머 인사이트(통찰)'를 실현하는 데도 주력했다. 소비자들이 가전제품을 어떻게 쓰는지 세밀하게 파악하는 것이 제품 판매를 늘리는 지름길이라는 생각에서다. "소비자들이 청소기를 집 안의 어느 곳에 주로 두는지,한 달에 사용 횟수는 얼마나 되는지 등을 일일이 체크하며 사용자들의 생활습관을 고려한 제품을 내놓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앞으로 국내 청소기 시장에서 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주력 제품인 청소기 외에도 주전자 커피메이트 등 다양한 주방가전 시장에서도 소비자 인지도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1919년 설립된 일렉트로룩스는 미국 월풀에 이어 세계 2위의 생활가전 회사다. 냉동 · 냉장고,식기세척기,세탁기,청소기 등 백색가전 제품을 주로 생산 · 판매하고 있다. 북미(25%),유럽(20%),호주(35%),브라질(25%) 등의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