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리스크'에 '버냉키 효과' 불발…코스피 1600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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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230 순매도…25P 하락
코스피지수가 외국인 순매도에 밀려 보름 만에 다시 1600선 밑으로 추락했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지난 24일 미 하원 청문회에서 "당분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그리스의 재정위기가 재차 부각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25일 코스피지수는 25.32포인트(1.57%) 하락한 1587.51에 마감했다. 지난 10일(1570.1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삼성전자가 2.13% 급락한 것을 비롯해 포스코(-1.49%) 한국전력(-2.37%) KB금융(-4.02%)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대부분 크게 빠졌다.
이날 증시는 '버냉키 효과'에 대한 기대로 소폭 상승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수는 20일 이동평균선(1601)을 하향 돌파하면서 맥없이 무너졌다.
외국인은 이날 현물시장에서 2356억원,선물시장에서 4075억원을 각각 순매도하면서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기관들은 장 마감 직전에 소폭 매수 우위를 보이기도 했지만 392억원의 순매도로 마감했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위원은 "버냉키 의장의 발언은 지난 10일 미 하원에 제출한 단계적 출구전략 보고서에서 이미 언급돼 있었기 때문에 별 효과가 없었다"며 "오히려 그리스의 국채 발행이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로 유로화 가치가 가파르게 하락하자 외국인이 매도폭을 늘렸다"고 분석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3 · 1절 연휴 직후인 다음 달 2일 발표되는 1월 산업활동동향에서 경기선행지수 상승세가 꺾일 것이란 우려가 선반영되면서 한국 시장의 주가 하락폭이 여타 아시아 증시보다 더 컸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대외 악재들이 여전히 미해결 상태로 남아 있는 데다 투자심리 위축에 따른 증시 거래대금 급감현상이 맞물려 당분간 코스피지수는 불안한 움직임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강 팀장은 "작년 10월 이후 지수는 1500대 초중반에서 1700대 초반 사이에서 움직였는데 최근 이 박스권의 아래쪽으로 방향이 잡히는 모습"이라며 "오는 3월에는 일본 기업들이 결산기에 들어가기 때문에 엔 캐리 자금 유입도 둔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투자분석팀장도 "미국의 고용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일 때까지는 증시가 강한 반등을 보이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