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달러 규모로 추정되는 이라크의 전후 재건사업 시장을 잡기 위한 한국 기업들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STX그룹이 이라크에서 이달에만 약 62억달러 규모의 플랜트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했고 두산중공업,SK에너지 등도 관련 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한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25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 라시드 호텔에서 열린 '제1차 한 · 이라크 경제협력 포럼'에 최경환 장관을 단장으로 한 25개 기관 57명으로 구성된 대규모 '이라크 경제협력 민 · 관 사절단'을 파견했다. 이희범 STX에너지 · 중공업 총괄 회장,강영원 석유공사 사장,주강수 가스공사 사장,유정준 SK에너지 사장,심규상 두산중공업 사장,김현중 한화건설 사장 등 이라크 재건 산업과 관련한 기업 임원들이 대거 동행했다.

이날 포럼에서 두 나라 관계자들은 에너지 · 산업,사회간접자본(SOC) 건설,개발경험 공유 등 세 분야의 분과회의를 개최해 구체적인 경제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에너지 · 산업 분과에서는 STX중공업이 32억달러 규모의 복합석유화학 플랜트를 건설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 외에 SK에너지는 이라크 석유부와 신규 정유공장 건설을 위한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했다. 한국가스공사도 주바이르 · 바스라 유전의 향후 개발 방안과 남부에 위치한 수반 가스전 개발 참여에 대해 협의했다. 두산중공업과 한국석유공사는 산업광물부에 바스라와 이라크 내륙에 이동식 수처리 설비를 공급하는 사업을 제안했다.

도로,교량,주택,병원 등을 짓는 SOC 건설 분과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주택건설부와 이라크 재건에 필요한 건설장비를 공급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라크 SOC 건설 사업에 한국 건설회사의 참여 의지를 전하고 이라크의 신도시 개발 마스터 플랜도 제공하기로 했다.

기업들이 이라크 재건사업에 공을 들이는 것은 이 나라가 확인된 원유 매장량만 1150억배럴에 달하는 등 대표적인 산유국으로 사업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에 이어 세계 3위의 석유 매장국인 만큼 유전개발 수요가 많고 장기간의 전쟁으로 파괴된 도로 등 각종 SOC 재건 수요도 이어지고 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