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시장 떠나는 투자자…'적립식'도 환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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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말 판매누계 70조 밑으로…계좌수도 19개월째 줄어
국내 펀드시장이 한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증시가 반등의 조짐만 보이면 어김없이 환매가 늘어나는 데다 개인투자자 10명 중 3명 정도만 앞으로 펀드에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밝힐 정도로 투자심리도 시들해졌다.
이런 가운데 장기투자하는 적립식 펀드마저 환매가 이어져 지난달 말 판매잔액 누계치는 1년10개월 만에 처음으로 70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 1700선 위에선 20조원 이상의 환매물량이 대기 중이어서 펀드시장은 봄은 왔지만 봄같지 않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의 분위기라고 지적하고 있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말 적립식펀드 잔액은 68조6570억원으로, 지난해 6월부터 8개월째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적립식펀드는 2006년 3월 20조원을 넘어선 후 꾸준히 증가해 작년 5월에는 78조원까지 불어났다.
적립식 계좌수도 19개월째 줄어들고 있다. 지난달 계좌수는 1158만개로, 한 달 만에 30만개 이상 감소했다. 작년 10월(38만6000개 감소)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감소폭이다.
김지택 협회 집합투자시장 팀장은 "지난달 증시 회복에 따라 이익 실현 욕구가 높아지면서 환매 추세가 심화되는 양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향후 펀드 투자도 불투명하다. 한국투자자보호재단이 서울과 수도권 및 6대 광역시에 살고 있는 25~60세의 성인남녀 253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작년 말 10명 중 4명도 안 되는 34%만 '앞으로 펀드에 투자하겠다'고 응답했다. 전년도 10명 중 8명꼴(77.7%)에서 절반 아래로 뚝 떨어진 것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반토막 펀드가 속출한 데다 불완전 판매 등으로 그동안 펀드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데 따른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 펀드에 투자하지 않겠다는 이유로 가장 많이 꼽힌 대답은 '원금손실에 대한 우려(26.6%)'였다. 김은미 한국투자자보호재단 주임연구원은 "펀드 비투자자들의 펀드에 대한 관심을 다시 끌어내기 위해서는 불완전 판매 등으로 실추된 시장의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달 들어선 주가가 빠지면 환매가 다소 진정되곤 있지만 1600선 중반으로 올라올 기세만 보이면 재차 환매가 불어나는 양상이다.
신규 펀드 출시도 급감하고 있다. 지난 해 하반기에는 한 달 평균 51개가 새롭게 만들어졌지만 지난 1월에는 21개에 그쳤으며 이달도 25개로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환매가 추세적으로 이어지는 상황이어서 새롭게 펀드를 내 놔도 관심을 끌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신상품보다는 기존 상품을 리모델링하려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펀드 시장의 위축 상태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2007년 중반부터 2008년 초반까지 집중 유입된 28조원의 국내 주식형펀드 자금은 원금만 회복되면 환매에 나설 기세"라고 지적했다.
특히 지수 1700선 위에서 가입한 적립식펀드 20조원은 올 상반기에 3년 만기를 맞게 되면서 지수 1700선을 넘으면 '2차 환매'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박 연구위원은 "펀드시장은 증시 흐름을 따라 1700선 근처에서는 자금 유출이 거세지고 1600선 아래서는 진정되는 흐름이 반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정환/김재후 기자 ceoseo@hankyung.com
이런 가운데 장기투자하는 적립식 펀드마저 환매가 이어져 지난달 말 판매잔액 누계치는 1년10개월 만에 처음으로 70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 1700선 위에선 20조원 이상의 환매물량이 대기 중이어서 펀드시장은 봄은 왔지만 봄같지 않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의 분위기라고 지적하고 있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말 적립식펀드 잔액은 68조6570억원으로, 지난해 6월부터 8개월째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적립식펀드는 2006년 3월 20조원을 넘어선 후 꾸준히 증가해 작년 5월에는 78조원까지 불어났다.
적립식 계좌수도 19개월째 줄어들고 있다. 지난달 계좌수는 1158만개로, 한 달 만에 30만개 이상 감소했다. 작년 10월(38만6000개 감소)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감소폭이다.
김지택 협회 집합투자시장 팀장은 "지난달 증시 회복에 따라 이익 실현 욕구가 높아지면서 환매 추세가 심화되는 양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향후 펀드 투자도 불투명하다. 한국투자자보호재단이 서울과 수도권 및 6대 광역시에 살고 있는 25~60세의 성인남녀 253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작년 말 10명 중 4명도 안 되는 34%만 '앞으로 펀드에 투자하겠다'고 응답했다. 전년도 10명 중 8명꼴(77.7%)에서 절반 아래로 뚝 떨어진 것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반토막 펀드가 속출한 데다 불완전 판매 등으로 그동안 펀드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데 따른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 펀드에 투자하지 않겠다는 이유로 가장 많이 꼽힌 대답은 '원금손실에 대한 우려(26.6%)'였다. 김은미 한국투자자보호재단 주임연구원은 "펀드 비투자자들의 펀드에 대한 관심을 다시 끌어내기 위해서는 불완전 판매 등으로 실추된 시장의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달 들어선 주가가 빠지면 환매가 다소 진정되곤 있지만 1600선 중반으로 올라올 기세만 보이면 재차 환매가 불어나는 양상이다.
신규 펀드 출시도 급감하고 있다. 지난 해 하반기에는 한 달 평균 51개가 새롭게 만들어졌지만 지난 1월에는 21개에 그쳤으며 이달도 25개로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환매가 추세적으로 이어지는 상황이어서 새롭게 펀드를 내 놔도 관심을 끌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신상품보다는 기존 상품을 리모델링하려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펀드 시장의 위축 상태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2007년 중반부터 2008년 초반까지 집중 유입된 28조원의 국내 주식형펀드 자금은 원금만 회복되면 환매에 나설 기세"라고 지적했다.
특히 지수 1700선 위에서 가입한 적립식펀드 20조원은 올 상반기에 3년 만기를 맞게 되면서 지수 1700선을 넘으면 '2차 환매'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박 연구위원은 "펀드시장은 증시 흐름을 따라 1700선 근처에서는 자금 유출이 거세지고 1600선 아래서는 진정되는 흐름이 반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정환/김재후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