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의 단기 흐름이 점점 불안해지고 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기업이익 전망치가 추세적으로 후퇴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변동성 장세의 나침반이라고 할 수 있는 기업들의 이익전망이 어두워진다면 출구전략 등 대외 악재가 산적한 상황에서 증시 조정폭이 커질 수도 있어 우려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26일 증권정보업체 IBES와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국내외 주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국내기업 이익수정비율이 지난해 9월을 정점으로 이달까지 수직 하강하고 있다.

이익수정비율은 지난해 8월 21.3%로 고점을 찍은 뒤 급강하 하다가 같은해 11월 11%로 단기 반등에 성공하는 듯 했지만 이달 23일 기준으로 -1.2%까지 추락했다.

지난 1년간 지속된 증시 상승랠리 동안 이익전망치 상향 조정에 분주했던 애널리스트들의 시각이 후퇴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익수정비율은 일정기간 동안 실적 전망치가 상향 조정된 종목과 하향된 종목의 차이다. 주당순익(EPS)을 높인 조정건수에서 낮춘 조정건수를 뺀 뒤 이를 전체 조정건수로 나눠 계산된다.

분석시점에서 향후 12개월 후 이익을 전망하는 것으로 기업들의 실적을 추세적으로 분석하는 유용한 지표다.

이익수정비율이 높다는 것은 해당 기업이나 업종에 대한 전망이 보다 낙관적이라고 해석할 수 있지만 후퇴한다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특히 이익수정비율이 하락할 경우 외국인들이 주식을 내다 판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펀더멘털(기초체력)과 실적을 중요시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특성상 이익전망치 하향 조정 추세는 이들의 매수세를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 국내기업들의 영업이익이 글로벌 경기회복과 기업경쟁력 향상, 환율 및 유가 안정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정도 증가할 것이란 공감대가 시장에 형성돼 있다"면서 "하지만 이익수정비율이 이렇게 추세적으로 하락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는 과도한 장밋빛 전망으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원 연구원은 또 "외국인을 제외하고 시장의 수급을 논할 수 없는 현재 상황에서 외국인들이 본격적인 매도세로 돌아설 경우 시장의 하락 압력이 한층 강화될 수 있다"면서 "1분기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50%이상 늘어날 것을 전제로 코스피지수 200일 이동평균선(1560~1570)이 하단을 지지할 것이란 의견도 위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