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자 어떻게] 금, 공급 줄었지만 수요 여전…거품논란에도 가격 계속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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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온스당 1227달러로 사상 최고가에 올랐던 금값이 이후 1000달러대로 떨어졌다가 다시 1100달러 선을 오르내리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를 비롯해 글로벌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해 '안전자산'으로서의 금의 투자매력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횡보 중인 금 가격 어디로
금만큼 논쟁적인 자산도 흔치 않다. 기축통화인 달러를 능가하는 최후의 안전자산이라며 '숭배'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금의 존재가치조차 인정할 수 없다는 극단론이 혼재한다.
'닥터 둠'으로 불리는 비관론자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금값이 고공행진 중이던 지난해 말 "금값 상승은 대부분 투기적요인에 의해 일어난 거품"이라며 "심각한 가격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은 내재가치가 없어 통화완화 정책이나 제로금리가 끝나면 급락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의 진단은 한 술 더 뜬다. 그는 "도대체 금을 어디다 쓸 수 있느냐"며 "전혀 용도가 없다"는 직설화법으로 금의 가치를 부인하고 있다.
반면 '상품투자의 고수' 짐 로저스는 금값 상승의 가장 큰 요인은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주요국의 재정적자라며 "10년 내에 금가격이 온스당 20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진행 중인 위기의 진행방향에 따라서는 2000달러 이상으로 갈 수도 있다고 덧붙인다. 또 조지 소로스는 금가격이 사상 최고로 오른 작년 4분기에 투자를 대폭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소로스펀드 매니지먼트'의 금 관련 투자대상은 주식뿐만 아니라 ETF(상장지수펀드),콜옵션 등으로 다양해 금값 상승에 전방위로 '베팅'한 모양새다.
이처럼 찬반 양론이 엇갈리지만 금값이 안정적인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란 견해가 우세한 편이다. 최소한 급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골드만삭스는 금값이 연내 온스당 1350달러까지 오르고,내년에는 1425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IMF가 지난 17일 보유 중인 금 가운데 191t을 공개 매각하겠다고 밝힌 뒤 금 가격이 약세를 보일 것이란 분석이 많았지만,실제 하락 움직임은 거의 없다. 대량매물을 받아낼 만한 수요가 충분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IMF는 이미 지난해 9월부터 총 212t을 매각했는데,이는 인도 모리셔스 스리랑카 중앙은행이 전부 소화해냈다.
◆금융상품용 수요 꾸준히 증가
금값이 이처럼 탄탄하게 움직이는 것은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금의 공급은 2001년에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로 돌아섰다는 게 정설이다. 원석의 질이 나빠져 금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세계적인 금광회사인 배릭 골드의 최고경영자(CEO)인 리젠트는 "채산성 있는 광산을 찾기가 점점 어려워져 여러 광구를 폐쇄했다"며 "2000년대 들어 금공급은 매년 100만온스씩 줄어들고 있는 데다 이 같은 공급감소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명 금광회사들은 값이 떨어져야 돈을 벌 수 있는 '금 선물 매도포지션'을 대거 청산 중이다.
반면 수요는 꾸준하다. 특히 금이 금융상품의 기초자산으로 활용되면서 새로운 수요기반이 창출되고 있다.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는 보석류 수요는 줄어들고 있지만,ETF와 같은 금융상품이나 골드바 · 골드동전 등의 투자용 수요 증가가 이를 상쇄하고 있다. 지난해 투자수요의 비중은 40%를 넘어섰다. 세계 최대 금ETF인 'SPDR 골드트러스트'의 경우 펀드운용을 위해 보유 중인 금이 지난해 말 기준 1100t대로 한 해 동안 40% 넘게 급증했다.
이처럼 투자대상으로 각광받는 이유는 주식 부동산 예금 채권 등은 물론 다른 상품(커머더티)에 비해서도 꾸준하게 높은 수익을 안겨줄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8년과 2009년 국내시장의 금(환노출형) 가격은 각각 40%와 30% 올랐다. 경기와 금값의 상관관계가 적다는 것도 강점이다. 1999~2009년 중 매년 주가등락률 하위 3개월의 수익률은 평균 -10%로 부진하지만 같은 달의 금 수익률(환노출형)은 2%로 전 자산 중 유일하게 플러스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안전자산'으로서의 가치가 점차 높게 평가되는 추세다. 특히 기축통화이자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거의 유일한 대체자산이라는 지위를 강화해가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달러가치에 대한 의문이 커지는 것과는 반대양상이다. 국내 최초로 금ETF 상품을 운용 중인 차종도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 팀장은 "금본위제 당시의 가격을 통화량 증가 등을 감안해 계산해보면 금의 본질가치는 온스당 6000달러를 웃돈다"며 "금 가격은 꾸준한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
◆횡보 중인 금 가격 어디로
금만큼 논쟁적인 자산도 흔치 않다. 기축통화인 달러를 능가하는 최후의 안전자산이라며 '숭배'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금의 존재가치조차 인정할 수 없다는 극단론이 혼재한다.
'닥터 둠'으로 불리는 비관론자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금값이 고공행진 중이던 지난해 말 "금값 상승은 대부분 투기적요인에 의해 일어난 거품"이라며 "심각한 가격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은 내재가치가 없어 통화완화 정책이나 제로금리가 끝나면 급락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의 진단은 한 술 더 뜬다. 그는 "도대체 금을 어디다 쓸 수 있느냐"며 "전혀 용도가 없다"는 직설화법으로 금의 가치를 부인하고 있다.
반면 '상품투자의 고수' 짐 로저스는 금값 상승의 가장 큰 요인은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주요국의 재정적자라며 "10년 내에 금가격이 온스당 20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진행 중인 위기의 진행방향에 따라서는 2000달러 이상으로 갈 수도 있다고 덧붙인다. 또 조지 소로스는 금가격이 사상 최고로 오른 작년 4분기에 투자를 대폭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소로스펀드 매니지먼트'의 금 관련 투자대상은 주식뿐만 아니라 ETF(상장지수펀드),콜옵션 등으로 다양해 금값 상승에 전방위로 '베팅'한 모양새다.
이처럼 찬반 양론이 엇갈리지만 금값이 안정적인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란 견해가 우세한 편이다. 최소한 급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골드만삭스는 금값이 연내 온스당 1350달러까지 오르고,내년에는 1425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IMF가 지난 17일 보유 중인 금 가운데 191t을 공개 매각하겠다고 밝힌 뒤 금 가격이 약세를 보일 것이란 분석이 많았지만,실제 하락 움직임은 거의 없다. 대량매물을 받아낼 만한 수요가 충분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IMF는 이미 지난해 9월부터 총 212t을 매각했는데,이는 인도 모리셔스 스리랑카 중앙은행이 전부 소화해냈다.
◆금융상품용 수요 꾸준히 증가
금값이 이처럼 탄탄하게 움직이는 것은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금의 공급은 2001년에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로 돌아섰다는 게 정설이다. 원석의 질이 나빠져 금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세계적인 금광회사인 배릭 골드의 최고경영자(CEO)인 리젠트는 "채산성 있는 광산을 찾기가 점점 어려워져 여러 광구를 폐쇄했다"며 "2000년대 들어 금공급은 매년 100만온스씩 줄어들고 있는 데다 이 같은 공급감소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명 금광회사들은 값이 떨어져야 돈을 벌 수 있는 '금 선물 매도포지션'을 대거 청산 중이다.
반면 수요는 꾸준하다. 특히 금이 금융상품의 기초자산으로 활용되면서 새로운 수요기반이 창출되고 있다.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는 보석류 수요는 줄어들고 있지만,ETF와 같은 금융상품이나 골드바 · 골드동전 등의 투자용 수요 증가가 이를 상쇄하고 있다. 지난해 투자수요의 비중은 40%를 넘어섰다. 세계 최대 금ETF인 'SPDR 골드트러스트'의 경우 펀드운용을 위해 보유 중인 금이 지난해 말 기준 1100t대로 한 해 동안 40% 넘게 급증했다.
이처럼 투자대상으로 각광받는 이유는 주식 부동산 예금 채권 등은 물론 다른 상품(커머더티)에 비해서도 꾸준하게 높은 수익을 안겨줄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8년과 2009년 국내시장의 금(환노출형) 가격은 각각 40%와 30% 올랐다. 경기와 금값의 상관관계가 적다는 것도 강점이다. 1999~2009년 중 매년 주가등락률 하위 3개월의 수익률은 평균 -10%로 부진하지만 같은 달의 금 수익률(환노출형)은 2%로 전 자산 중 유일하게 플러스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안전자산'으로서의 가치가 점차 높게 평가되는 추세다. 특히 기축통화이자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거의 유일한 대체자산이라는 지위를 강화해가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달러가치에 대한 의문이 커지는 것과는 반대양상이다. 국내 최초로 금ETF 상품을 운용 중인 차종도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 팀장은 "금본위제 당시의 가격을 통화량 증가 등을 감안해 계산해보면 금의 본질가치는 온스당 6000달러를 웃돈다"며 "금 가격은 꾸준한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