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을 하지 않고 계속 현금을 보유하겠다. "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25일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에서 가진 주주총회에서 "인수 · 합병(M&A) 등을 위해 언제든지 쓸 수 있는 현금을 더 많이 보유할 것"이라며 시장 일각에서 제기돼온 현금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가능성을 일축했다. 불투명한 경영 환경에서 현금 보유를 늘림으로써 더 많은 미래 사업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차대조표상 애플의 현금과 현금성 단기증권 보유 규모는 지난해 말 현재 250억달러에 달한다. 애플은 현금 배당을 실시하지 않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애플이 마지막으로 배당을 실시한 것은 1995년 12월이었다.

잡스 CEO는 "재무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판단되면 다른 회사와 제휴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단시일 내 M&A를 추진할 대상 기업은 없다고 말했다.

이날 주총에서 잡스 CEO와 애플 이사진 재선임안은 원안대로 통과됐다. 주총 직후 스티브 다울링 애플 대변인은 뉴욕증시 장중 소문이 퍼졌던 액면분할 계획에 대해 공식 부인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