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태어나고 자란 서울대 녹두거리 상권의 부활에 앞장서고 싶습니다. 저렴하고 실속 있는 메뉴를 제공해 젊은이들로부터 사랑받는 민속주점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신림동 녹두거리 중앙에 있는 롯데리아 골목의 30m 안쪽에 있는 '뜨락이야기'를 운영하는 박재현씨(25)는 "경기 침체로 오랜 역사를 가진 녹두거리의 자영업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독립 점포로 경쟁해 성공하고 싶다"고 의욕을 밝혔다. 뜨락이야기는 요즘 녹두거리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퓨전 민속주점이다. 지난해 11월 중순 오픈해 4개월 채 안 됐지만 황토로 만든 전통 양식의 인테리어에다 싸고 푸짐하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1인당 1만원이면 술과 안주를 맘껏 즐길 수 있다.

지난 주말 찾은 뜨락이야기는 퓨전풍의 깔끔한 실내와 매장 밖 '뜨락'(뜰의 북한 사투리)이 눈길을 끌었다. 점포는 66㎡(20평) 크기로 실내 7개,야외 3개의 테이블을 두고 있다. 한국꽃꽂이협회 이사인 어머니 백명옥씨(52)가 인테리어를 직접 맡아 전통과 현대를 조화시켰다. 해물파전,모듬전,굴전 등 전 요리와 막걸리,누룽지막걸리 등 전통주를 대표 메뉴로 내세우고 있다. 박재현씨는 지난해 가을 군에서 제대하고 3월 대학 4학년으로 복학하는 청년 창업자다.

박씨는 올 한 해 학업과 장사를 병행한 뒤 졸업 후 본격적으로 점포를 확장할 생각이다. 박씨가 창업으로 진로를 정하자 부모님도 그의 뜻을 선뜻 수용하고 수천만원의 자금을 지원해줬다. 점포가 입주한 건물도 부모님 소유 빌딩이어서 임대료 부담 없이 매장 운영이 가능한 것도 큰 힘이 됐다.

"서울대가 있는 녹두거리는 국내 대학문화의 중심지라고 봅니다. 학업 스트레스를 받는 젊은 대학생이나 고시생들이 잠시 쉬면서 삶의 여유를 찾고,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 건강한 젊은이들의 문화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

박씨는 "주점시장에도 기업형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면서 "독립 점포로 기업형 업소들과 경쟁해 살아남을 수 있도록 품질과 서비스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02)888-9911

최인한 기자/신금순 소상공인개발원장 janus@hank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