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유명 빵집 성심당에 새벽부터 구매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서 크리스마스 케이크 ‘오픈런’이 재연됐다. 딸기를 듬뿍 넣어 3~4단으로 쌓아 올린 케이크가 4만원대로 고급 호텔 케이크에 비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뛰어나 구매자가 몰렸다.25일 성심당에 따르면 매년 화제가 되는 크리스마스 케이크 예약을 올해는 이달 2일 받기 시작해 지난 19일부터 크리스마스 당일까지 판매하고 있다. 수요가 집중돼 이 시기엔 일반 케이크는 팔지 않고 크리스마스 케이크만 판매할 정도다.영하권 날씨에도 한 시간 내외 오픈런이 벌어진 것은 특히 화제가 된 ‘딸기시루’ 때문. 워낙 인기가 높아 예약을 받지 않고 23일부터 1인1개 수량 제한을 걸어 선착순 현장 판매만 했다. 성심당은 대전 지역에만 가게를 낸다는 원칙 때문에 다른 지역 거주자가 케이크를 사려면 대전까지 가야 한다. 게다가 딸기시루는 성심당 특정 지점에서만 팔아 구매자가 더 쏠렸다.때문에 올해는 성심당 주변 공간으로 모자라 인근 지하 상가까지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서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 같은 상황을 담은 사진이 여럿 올라왔다.3만원대 ‘딸기타르트’ ‘딸기트리케익’ ‘메종드부띠끄’ 제품도 별도 예약 없이 현장 판매만 하며 일부 제품은 23~25일에만 선보였다. 성심당 케이크들은 럭셔리 케이크 경쟁이 붙어 10만~30만원대까지 치솟은 호텔 케이크에 비하면 합리적 가격대인 데다 SNS 인증샷 찍기에도 좋아 인기다.여러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겨울철 과일 딸기를 활용한 제품을 내놓는 가운데 성심당 케이크는 딸기 양이 눈에 띄게 많고 맛도 괜찮
공연계가 대목으로 꼽히는 연말 시즌에 돌입했지만 비상계엄, 배우들의 건강 문제 등 예상치 못한 상황들로 웃음기를 잃었다.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올해 공연 티켓판매액은 지난 3분기까지의 집계만으로 이미 1조원을 돌파했다.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4분기를 포함하면 엔데믹 이후 또 한 번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특히 연말을 앞두고 대형 뮤지컬 및 콘서트가 줄줄이 개최되며 증가 폭이 클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최근 축제 분위기가 잦아들었다.24일 오후 기준 12월 1~23일 집계된 예매 취소는 총 111만980건으로, 가장 많은 예매 취소가 발생한 날은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난 3일이었다. 하루에만 9만3470장(당일 예매 건수의 65% 규모)의 취소 표가 나와 올해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최대 취소수는 8만952건으로, 작년 역시 이날보다 높았던 적은 없었다. 여파는 다음날까지 이어져 4일에도 6만3463건의 취소가 발생했다.이후 회복 수순을 밟고 있지만 여전히 일일 취소수가 4~5만건 대를 기록하며 불안감은 지속되고 있다. 한 공연 관계자는 "정국이 불안정하면 소비심리가 위축되지 않나. 문화, 예술 분야는 사람들이 가장 마지막에 돈을 쓰는 영역이다 보니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예민하게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또 다른 관계자는 "팬덤 영향력이 센 아이돌 콘서트나 톱스타를 기용한 대작은 매진이 풀리지 않고 유지되지만 수수료 부담이 적은 대학로 작품들이 상대적으로 더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부산 벡스코는 내년 해외 아티스트 공연 3건이 취소되는 등 비상계엄 여파가 다소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최근에는 가수 이승환의 콘서
“인간은 지향하는 한, 방황하느니.” 괴테의 희곡 <파우스트>에서 천상의 신은 파우스트 박사를 꾀어내 보겠다는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에게 이렇게 말한다. 그리고선 덧붙인다. “언젠가 부끄러운 얼굴로 나타나 이렇게 고백하리라. ‘착한 인간은 어두운 충동 속에서도 무엇이 올바른 길인지 잘 알고 있더군요’라고.” 부와 명예, 쾌락으로 유혹하고 시련과 고난에 빠뜨려도 심지가 굳센 인간은 꺾이지 않는다.여기 방황하는 인간이 있다. 만주에서 불어오는 삭풍을 맞으며 꽁꽁 언 두만강을 건너는 서른 살 청년 안중근(현빈)이다. 그는 수없이 지쳐 쓰러진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제대로 가고 있는 건지 확신할 수 없어 포기하고 싶다. 하지만 방황한다는 건 마음에 무언가 솟구치는 게 있고, 닿아야 할 곳이 분명히 있다는 뜻. 안중근의 눈엔 빼앗긴 주권을 되찾고, 조국은 홀로서며, 모두가 평화로운 먼 훗날이 보인다. 언젠가 올 광복을 위해 그는 이리저리 흔들리면서도 묵묵히 발걸음을 옮긴다.지난 24일 개봉한 영화 ‘하얼빈’의 얼개는 단순하다. 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 장군이 한국통감 이토 히로부미(프랭키 릴리)를 처단하러 러시아 하얼빈으로 가는 여정이다. 누구나 아는 역사라 색다를 것도 없다. 그런데 영화가 시작하면 관객들은 낯선 광경을 보게 된다. 영화 ‘영웅’(2022)을 비롯해 그간 연극, 소설에서 익숙하게 봐 왔던 초인(超人)은 온데간데없고 나약한 인간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어서다.안중근은 우덕순(박정민), 공부인(전여빈) 같은 조력자가 없으면 거사는커녕 목숨도 장담할 수 없을 만큼 능력도 빼어나지 않다. ‘동양평화론&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