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24일(현지시간) 도요타자동차가 미국 하원의 청문회를 마치기는 했지만 대량 리콜 사태의 후폭풍은 만만치 않다.

도요타는 리콜 사태로 2~4월 북미 자동차 생산이 당초 계획보다 20%(35만대) 정도 감소할 전망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6일 보도했다. 이달 초 도요타가 '리콜로 인한 전 세계 판매 감소가 10만대 정도 될 것'이라고 예상한 것보다 4배 가까이 많은 것이다. 잇따른 리콜로 도요타가 생산 · 판매를 일시 중단한 데다 이미지 추락으로 인해 판매 감소가 장기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리콜 비용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도요타는 최근 리콜 고객의 교통비를 전액 회사 측이 부담하기로 미국 뉴욕주와 합의했다. 이런 합의는 다른 주들로도 확산될 것으로 보여 리콜 비용은 눈덩이처럼 커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당초 2009회계연도(2009년 4월~2010년 3월) 800억엔(약 1조원)으로 예상했던 순이익도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도요타는 2008회계연도에 4369억엔의 적자를 낸 뒤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었다.

도요타는 또 미 하원 청문회에서 급가속 원인으로 지적된 '전자식 스로틀 제어장치(ETCS)' 문제를 공동으로 조사하자고 미국 자동차공업회에 제안할 계획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경쟁사도 가입해 있는 미 자동차공업회와의 공동 조사로 조사의 객관성을 확보해 미국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다.

도요타는 이번 공동 조사에서 도요타 외 다른 차량의 ETCS 문제도 함께 조사하자고 제안할 방침이다. ETCS는 차의 가속과 감속을 전자센서로 조절하는 장치로 연비 향상 효과가 있고 쾌적한 승차감을 준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구조가 복잡하고 외부 전파의 간섭을 받았을 때 오작동할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도요타는 그동안 "유럽 기준치보다 2배나 강한 전파 간섭을 가정하고 테스트했지만 문제가 없었다"고 맞서왔다. 미 자동차공업회에는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 3대 자동차업체 외에도 독일 폭스바겐과 BMW가 가입해 있다. 일본에서도 도요타 외에 마쓰다와 미쓰비시자동차 등이 회원이다.

한편 도요타의 도요다 아키오 사장은 미 하원 청문회에 출석한 다음 날인 25일 레이 러후드 미 교통장관과 약 30분간 면담을 하고 도요타의 안전성을 한 단계 격상시키겠다고 약속했다. 도요다 사장은 이어 켄터키주 조지타운에 있는 북미 최대 규모의 도요타 공장을 방문해 직원들에게 "도요타는 현재 기로에 서 있다"며 "우리 기업의 모든 것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