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매일같이 얼굴을 바꾸고 있다. '주식이 간다? 안간다?'라는 원초적인 질문에 답하기 힘들 때는 지혜를 짜내야 한다.

이른바 3대 악재로 증시 전망이 어려워졌다. 금융위기의 회복과정에서 나타날 법한 지극히 정상적인 마찰적 요인이긴 하지만 곳곳에 산재한 위험요인들 때문에 지수의 추세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지금은 하향식 접근보다는 밑에서부터 올라가는 상향식 접근방법이 필요한 시기다. 경제를 판단해서 주식을 투자하기보다는 기업의 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것이 유리한 시점이라는 얘기다.

작년 4분기 실적은 아쉽게도 예상치를 밑돌았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추정치 대비 1.3%씩 낮았다. 하지만 올 1분기 실적은 전 분기보다 17%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실적이 상향되는 기업과 업종에는 관심이 필요하다.

특히 IT(정보기술) 경기소비재 및 소재 업종은 올 상반기 전망이 긍정적이다. 글로벌 위기에도 한국 기업들의 선전이 이뤄지고 있고,환율 유가 금리 등 거시 경제변수도 한국 수출기업에는 유리하다. 출구전략과 남유럽 사태 등 글로벌 위기상황을 보면 선뜻 투자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기는 하지만,크게 보면 경기가 점차 살아나고 기업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무역수지 흑자를 줄여야 하는 중국은 내수부양이 더욱 필요한 상황이다. 선진 경제가 정상으로 돌아가기 전까지는 중국은 내수로 버티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 이 틈새를 노리는 전략이 요즘 같은 시기엔 필요하다. IT든 경기소비재든 모두 중국의 가전하향,이구환신 등의 정책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이러한 업종들의 이익추정치는 완만한 경기상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기대를 갖게 하고 있으며,올해를 선도할 5대 테마(중국,원자력,무선인터넷,LED,2차전지) 중에도 중국 관련주가 빠지지 않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와 함께 올 1월의 코스피지수 저점 이후 지금까지 대형,중형,소형주의 상대강도를 비교했을 때 소형주가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국인 유동성의 변덕이 대형주의 상승을 제한한 결과로 풀이된다. 향후 지수 전망이 그리 쉽지 않은 상황인 만큼 외국인들의 손이 덜 탄 소형주들은 한동안 유망해 보인다.

오성진 현대증권 WM컨설팅센터장 sj.oh@youfir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