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성,편안함,클래식 캐주얼.' 지난해 이탈리아 밀라노,프랑스 파리 등에서 열린 '2010 봄 · 여름 남성 컬렉션'을 보면 올 봄 · 여름 거리를 점령할 남성들의 패션 스타일은 이 세 단어로 요약된다. 정통 클래식 수트가 줄어든 대신 스포티한 감성이 묻어나는 이지 캐주얼룩이 주류를 이뤘다. 봄철 주목받을 아이템으론 캐주얼 셔츠,보타이,스카프와 크롭팬츠(무릎 길이 바지)나 롤업 팬츠(밑단을 말아올린 바지),로퍼(끈 없는 캐주얼화) 등을 꼽을 수 있다.

전반적으로 1950년대 스타일에서 영감을 얻은 클래식 캐주얼이 대세다. 기본적인 캐주얼 아이템들은 1950년대 화려한 그래픽과 매치돼 경쾌한 여름 프레피룩을 연출했고,록 그룹에서 영감을 얻은 반항적인 분위기도 나타났다. 슬림한 실루엣은 그대로 유지됐지만 허리선이 짧아졌고,자유분방한 젊은 감성을 강조한 의상들이 눈길을 끌었다.

이국적인 해안 휴양지부터 북아프리카 불모의 사막까지 세계의 다양한 문화 요소들이 어우러진 의상들도 대거 등장했다. 민속적인 디자인과 도시적인 심플한 아이템을 개성에 따라 자유롭게 매치한 '레이어드룩' 스타일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솔리드(민무늬) 패턴이 강세를 보였다면 올 봄을 겨냥한 밀라노 컬렉션에선 마이크로 패턴과 스트라이프 패턴들이 주류를 이뤘다. 작고 촘촘해진 페이즐리 패턴이나 가는 줄무늬 등이 은은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선사했고,변형된 꽃무늬가 남성들의 패션을 화려하고 로맨틱하게 표현했다. 컬러는 블루와 네이비가 부각되면서 비비드한 컬러가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블루는 밝은 베이지와 매치하면 부드럽고 편안한 인상을 줄 수 있고,진한 블루는 안정감을 준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특히 여성들이 애용했던 '스카프'가 남성복에서도 포인트 액세서리로 주목받을 전망이다. 평범한 비즈니스 캐주얼 차림에 스카프 하나만 잘 매치해도 세련미가 돋보인다. 목에 살짝 감고 자연스럽게 묶어서 앞쪽으로 드리우거나 셔츠의 첫 단추 하나를 풀고 그 속에 스카프가 살짝 보이도록 두르면 맵시는 물론 아침 저녁 쌀쌀한 날씨에 보온효과도 낼 수 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