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중화권 펀드에 비상이 걸렸다.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홍콩H주 펀드와 중국 본토펀드는 연초 이후 평균 7% 넘는 손실을 보고 있다. 인접국인 대만 투자펀드는 12%가량의 큰 손실을 낸 상태다. 예상보다 일찍 시작된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이 주가를 끌어내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미 가입한 투자자라면 장기 투자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보유하면서 꾸준히 납입할 것을 권하고 있다. 또한 신규 투자자 입장에서도 중국증시에 대한 중장기 전망이 여전히 좋은 만큼 조정기를 이용해 투자를 고려해볼 만하다는 지적이다.

1일 펀드평가업계에 따르면 해외펀드 가운데 연초 이후 손실률이 10%를 넘는 중국펀드들이 속출하고 있다. 환노출형 중국 본토펀드인 '미래에셋차이나A셰어증권1(UH)A'는 주가 하락에다 외화 관련 손실까지 겹쳐 12.08%(25일 기준)나 순자산을 까먹었다. '한화꿈에그린차이나A주트레커증권UH-1'도 손실률이 10%를 넘었다.


홍콩H지수에 투자하는 중국펀드인 '우리행복연금차이나인덱스1' '우리중국인덱스1C-e' '미래에셋맵스차이나H인덱스1A' 'KB스타차이나H인덱스A' 등도 10%대 손실을 보고 있다.

상대적으로 운용성과가 좋은 'PCA차이나드래곤A셰어[환헤지]A-1A'는 손실폭을 3.5%로 줄이며 선방하고 있고 '유리다우존스홍콩IPO인덱스C/A-e' '하나UBS중국1A' 등도 -4%대로 연초 이후 수익률 상위권에 올라 있다.

중국펀드의 부진은 올 들어 긴축정책이 본격화되면서 증시가 조정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황나영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중국 인민은행이 이미 두 차례나 지급준비율을 인상했으며 1월 대출을 비롯한 유동성 지표들도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어 출구전략을 계속 미룰 수는 없을 것"이라며 "2분기엔 기준금리 인상과 위안화 절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중국 본토 증시의 기업공개(IPO)에 대한 수급 부담도 여전히 남아 있다.

하지만 연초 증시가 조정을 보이면서 이를 상당 부분 선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기업 실적개선 예상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조정을 보이면서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12배 수준까지 낮아졌다"며 "경기는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여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펀드리서치팀장도 "중장기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과도한 주가 하락이 나타나면 중국펀드를 분할 매수할 것"을 권했다.

중국증시의 주가 수준에 대한 부담이 낮아지면서 새로운 중국펀드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한국투신운용은 지난달 5일 '한국투자네비게이터중국본토'를 출시해 200억원 넘게 끌어모았으며 중국 본토 주식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펀드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현대자산운용은 최근 '현대차이나A주'를 새롭게 출시했으며 KB자산운용도 홍콩증시 등에 상장된 중국 본토 A주 ETF에 투자하는 'KB차이나A주식 재간접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다만 중국 금리인상이 가시화된 후에도 경기 호조세가 이어지는 것을 확인할 때까지는 중국증시가 출렁일 수 있는 만큼 분할매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란 지적이다. 가급적 매월 적립식으로 투자하거나 거치식일 경우에도 금액을 쪼개 투자 시점을 분산하라는 조언이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