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美 자동차 시장에 활력 불어넣겠다"
" 미국 남부지역을 대표하는 공장이 될 것이며, 미국의 자동차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

기아자동차 조지아 공장 준공식이 열린 지난 26일(현지시간),정몽구 현대 · 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은 자신감에 차 있었다. 도요타(내년 공장 완공 예정),폭스바겐,BMW,혼다,메르세데스벤츠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밀집해 있는 미국 남부에서 당당히 1위에 오르겠다는 비전을 내놓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정 회장의 자신감은 그동안의 성과에서 나왔다. 1999년 현대 · 기아차그룹을 맡은 이후 일관되게 글로벌 경영을 추진,현대 · 기아차를 작년 말 현재 글로벌 시장 점유율 7.8%의 세계 5위 메이커로 키웠다. 2003년 터키 이즈미트에 현대차 공장을 완공한 것을 시작으로 △2004년 중국 베이징(현대차) △2005년 인도 첸나이(현대차) △2006년 미국 앨라배마(현대차) △2007년 슬로바키아 질리나(기아차) △2009년 체코 노소비체(현대차)에 이르기까지 거의 매년 빠지지 않고 해외에 거점을 쌓고 있다. 올해 5월에는 현대차 브라질 공장을 착공하고,내년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현대차 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외신들은 정 회장의 글로벌 경영 성공 비결로 '품질'과 '상생'이란 두 화두(話頭)를 뚝심있게 밀어붙이는 추진력을 꼽고 있다. "과감한 결단력과 승부 근성,방향을 정하면 결코 물러서지 않는 강한 추진력의 결실"(미국 오토모티브 뉴스)이라는 해석이다.

2008년 4월,현대차가 중국 베이징에 제2공장을 완공했을 무렵의 일이다.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덮치면서 중국도 위험하다는 경계론이 고개를 들었다. 정 회장은 오히려 중국 시장 마케팅 투자를 더 늘리도록 독려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중국은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미국을 제치고 최대 자동차 시장이 됐다. 지난해 베이징현대와 둥펑위에다기아는 각각 57만309대와 24만1386대를 팔아 전년 대비 93.6%,70.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올 신년호에서 현대차의 빠른 성장과 정 회장의 품질경영을 극찬하는 등 외신들의 호평이 쏟아지는 이유다. 미국 NBC방송은 기아차 조지아 공장 준공식 직후,기아차의 도움으로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프로그램을 내보냈다. 정 회장은 이날 준공식에서 이례적으로 영어로 연설해 참석자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조지아 주지사,연방 하원의원 등 미국 정 · 관계 거물들은 진심이 담긴 그의 영어 환영사에 세 차례의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웨스트포인트(미국 조지아주)=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