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역대 최고의 성적을 내며 메달레이스를 마감했지만 마지막 날까지 기적은 멈추지 않았다.

'한국판 쿨러닝'으로 불리는 봅슬레이 대표팀은 28일 열린 남자 4인승 경기에서 3차 시기까지 19위를 기록,20위까지 올라가는 결선 레이스에 진출했다.

한국보다 썰매 역사가 60년이나 긴 아시아의 라이벌 일본은 3차 시기에서 21위로 밀려나 결선 진출에 실패했지만 한국은 올림픽에 처음 출전해 4차 레이스까지 펼치며 모든 경기를 완주했다. 최종 순위는 19위였지만 봅슬레이 대표팀의 결승 진출은 이번 올림픽에서 설상종목이 거둔 최고 성적이자 '작은 기적'이라는 평가다.

봅슬레이 대표팀은 구성부터가 쉽지 않았다. 강광배(37 · 강원도청)는 혼자 동계 썰매 종목을 이끌어온 개척자이고 김정수(29 · 강원도청)와 이진희(26 · 강릉대)는 각각 역도,창던지기 선수 출신이다. 팀 막내인 김동현(23 · 연세대)은 지난해 대표선수 후보 선발전에서 뽑힌 일반인 출신으로 봅슬레이 경력이 1년에 불과하다.

이런 선수들이 한 팀을 이뤄 올림픽 출전 티켓을 획득했을 뿐만 아니라 20팀이 넘는 일본을 꺾고 결선 레이스까지 오른 것이다.

파일럿(조종수)인 강광배는 "이번 대회의 목표인 일본을 이기는 것과 20위 이내에 들어 결선 레이스에 진출하는 것을 다 이루게 돼 감격스럽다"며 "경기를 마치고 내려오는데 여기까지 찾아온 어머니와 아내를 보니 갑자기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