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요 20개국(G20) 관련 첫 회의인 G20재무차관 · 중앙은행 부총재 회의가 개막된 27일 오전 인천 송도 국제컨벤시아빌딩.20개국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인 2층 대회의장은 아침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돌았다.

이광주 한국은행 부총재보와 함께 의장을 맡은 신제윤 기획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은 28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질서 재편 방안을 논의하는 첫 회의인 만큼 각국별 입장을 듣는 데 주력했다"며 "하지만 무역 불균형 등 핵심 이슈에 대해선 입장차가 커 난상토론이 벌어졌으며 일부 격론도 오갔다"고 전했다.

첫 의제로 다뤄진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은 경상수지 적자국과 흑자국 간 무역 불균형 해소가 주요 이슈다. 특히 최근 무역분쟁 조짐을 보이고 있는 미 · 중 간 마찰이 큰 논쟁거리였다. 리융 중국 재정부 부부장은 회의 중간 기자들과 만나 무역 불균형 문제에 대해 "각국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입장이 다를 수 있다"며 중 · 미 간 이견이 컸음을 시사했다. 중국이 무역 불균형을 초래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중국의 수출증가보다 수입증가 속도가 훨씬 빨랐으며 내수진작책이 글로벌 경기회복에 기여했다"고 언급,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출구전략의 경우 참가국들은 공조 원칙에는 공감하면서도 각국 간 사정이 천차만별임을 확인했다. 정부 관계자는 "경제회복 속도가 빠른 신흥국과 상대적으로 더딘 선진국 간 입장차가 확연해 향후 협의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 문제 역시 적극 도입론을 강조하고 있는 신흥국과 달리 비용부담 증가를 우려한 유럽 등 일부 선진국에서는 소극적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티프 맥클렘 캐나다 재무부 차관보는 "금융안전망은 금융위기 때 외환의 급속한 이탈에 대비해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쌓아야 하는 불합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며 "하지만 이제 논의의 초기단계일 뿐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지분 일부를 신흥국에 넘기는 쿼터개혁 문제는 오는 11월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마무리되는 방향으로 정리됐다.

하지만 금융규제 개혁의 경우 은행에 대한 건전성 규제 강화,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 방지,금융위기로 인한 손실에 대한 금융권 분담 등 올해 완료하기로 합의한 사항들을 제대로 추진하기 위한 방안이 중점 논의됐으나 보상규제,장외파생 상품 문제 등 구체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이견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내놓은 대형은행규제 방안인 이른바 '볼커 룰(Volker rule)' 역시 논의됐으나 투자은행을 육성해야 할 초기 발전단계인 신흥국들이 난색을 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논의된 내용은 세부 조율을 거쳐 오는 4월23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 · 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정식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한편 이번 회의에서도 김연아의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 우승이 화제로 떠올라 한국대표단에 우승 축하 인사가 쇄도했다.

송도=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