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강진이 국제 구리시장에도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

로이터통신은 28일 세계 최대 구리 생산국인 칠레의 강진으로 구리 공급 차질이 우려돼 1일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가격급등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싱가포르의 한 딜러는 "당장 1일에 3개월 만기 구리 선물가격이 2.8% 정도 오른 t당 7400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40% 급등했던 국제 구리 가격은 올 들어 36% 하락한 상태다.

호주 ANZ은행의 마크 퍼반 원자재 애널리스트는 "구리 가격이 칠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유가가 중동 불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광산업체인 앵글로아메리칸의 2개 구리 광산이 이번 지진으로 문을 닫았다. 이 2개 광산은 연간 28만t의 구리를 생산한다. 세계 최대 구리 생산업체인 칠레 국영 코텔코도 2개 광산의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하지만 다른 지역의 광산은 정상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칠레의 대형 구리 광산은 대부분 북부에 몰려 있고 지진피해가 집중된 중부지역에는 많지 않다. 하지만 퍼반 애널리스트는 "구리 광산들이 직접 지진 피해를 입지 않았더라도 도로 철도 등 관련 인프라가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특히 광산에 공급하는 전력을 위해선 경유가 필요하지만 정유 공장의 지진피해와 함께 복구활동에 경유가 우선 투입될 것으로 보여 전력 부족으로 광산의 정상적인 운영이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칠레의 강진에 세계 최대 구리 수입국인 중국은 긴장하고 있다. 중국 인터넷포털 시나닷컴은 코텔코로부터 구리 장기수입 계약을 체결한 중국우쾅의 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칠레 강진 탓에 국내외 구리 선물시장이 크게 출렁거릴 것으로 내다봤다.

시나닷컴은 2007년 11월 칠레 북부지역에서 발생한 진도 7.7의 강진으로 국제 구리가격이 급등하고 칠레 구리업계가 2000만달러의 손실을 입은 적이 있다고 전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