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E 전문업체인 한틀엔지니어링의 주세민 연구원(43)은 2008년 12월 서울산업대에서 실시하는 '자동차 부품설계 협업시스템과정'에 등록했다. 컴퓨터를 이용해 모든 문제를 공학적으로 해석하고 그 해결책을 찾는 CAE(Computer Aided Engineering)의 이론 및 실무지식을 습득하기 위해서였다. 또 자동차,선박,전기 · 전자산업 등 산업체 전반에 적용되는 CAE 상용프로그램을 산업현장에 당장 접목시킬 수 있는 기술을 배우라는 사장의 주문도 있던 터였다.

그는 CAE 관련 상용프로그램에 대한 전반적인 사용 방법은 물론 컴퓨터를 통해 개발 전 제품의 강도와 성능을 평가해볼 수 있는 유한요소법(FEM)의 이론 및 실습과정을 온 · 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해 배웠다. 주 연구원은 "온라인 교육 10시간과 현장실습 12시간 등 22시간에 불과했지만 교육 성과를 현장에 톡톡히 적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실무 중심으로 배운 덕에 CAE 기술을 자동차 부품설계 및 해석에 즉시 적용해 작업 효율을 높였다.

또 자동차 부품의 열전달 문제 등을 체계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실력도 갖추게 돼 사업영역 확장에 기여하고 있다. 주 연구원은 "전 교육과정이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무 중심 교육이다보니 중소 제조업체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올해 또 다른 과정을 추가 신청해 실무능력을 더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설투자 등에 한계를 지닌 중소 제조업체들이 관련 분야의 제조 전문지식과 정보기술(IT)로 무장한 이른바 'i매뉴팩처링 엔지니어'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부 교육기관 등도 금형 및 자동차 부품 등 중소 제조업체의 제조 혁신을 이끌 엔지니어 양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지원에 나서고 있다.

서울산업대와 한국생산기술연구원(생기원)이 공동으로 2005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i매뉴팩처링 전문인력 양성사업'이 대표적이다. 김우제 서울산업대 산업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는 "금형 등 국내 중소 제조업체의 80% 이상이 10인 이하 사업장"이라며 "이들 업체에는 ERP 등 정보관리시스템을 지원하는 것보다 첨단화된 설계 및 생산도구를 다룰 수 있는 실무 엔지니어를 양성해 공급해주는 게 훨씬 더 생산성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또 "최고경영자 역시 신기술 습득을 비롯한 관련 분야의 글로벌 시장 동향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특화된 교육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서울산업대와 생기원은 △금형 i매뉴팩처링 실무자 과정 △금형 신기술 과정 △UG-NX 위저드 디자인 과정 △UG-NX 중급과정 △금형 협업 및 허브시스템 사용자 과정 △금형 최고경영자 과정 등 6개 과정을 개설, 운영하고 있다. 1차 연도인 2005년부터 시작한 금형 i매뉴팩처링 실무자 과정은 지난해까지 총 300여 중소 제조업체 근로자와 공과대학생 등으로 구성된 750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자동차 금형설계 실무과정도 2008년 말 이후 지금까지 129명의 자동차 금형실무자와 금형 관련학과 대학원생 및 학부생 등이 교육을 마치고 현장에 투입되는 성과를 올렸다.

커리큘럼은 공과대학 등 학부생이 언제든지 현장실무에 투입될 수 있는 '현장 맞춤형 교육프로그램'과 업계 실무자들이 현장에 즉시 적용할 수 있는 '실무위주 교육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가령 금형 i매뉴팩처링 실무자과정은 i매뉴팩처링 개론을 비롯해 3차원 금형 CAD기초,금형 제작을 위한 CAM기초,사출성형의 CAE,사출 및 금형설계,제조경영 등 7개 과목이다. 등록은 서울산업대 교육센터 홈페이지(www.i-mfg.or.kr)에서 접수하면 된다. 등록비는 교재비 등 실비를 제외하고 전액 무료다.

학교 관계자는 "중소 제조업체 실무자들의 업무 공백이 없도록 하기 위해 2007년부터는 온 · 오프라인 교육을 하고 있는데 반응이 좋아 앞으로 온라인 교육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