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서울,부산 등 대도시 중심가를 걷다보면 로드숍 간판은 온통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이다. 외식업소는 물론 치과,안경점,스포츠센터,꽃집,커피전문점,학원 등 프랜차이즈가 아닌 점포를 찾아보기 어렵다.

경기침체 속에 '내 사업'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프랜차이즈 업계가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소비자들의 브랜드 선호 경향이 높아져 예비 창업자들이 독립 점포보다는 가맹점 창업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회복이 더뎌지면서 시설비나 점포 임차비를 포함해 1억원 이내로 시작할 수 있는 생계형 소자본 창업과 3억원 이상의 자금을 필요로 하는 고자본 투자형 창업의 양극화 현상도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자금력을 갖춘 50대 이상 시니어들의 창업시장 진입으로 투자형 창업 수요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1억원 이하 아이템 관심

20대 젊은층의 창업이 늘면서 소자본 창업이 주목받고 있다. 심각한 취업난으로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들이 취업 대신 창업을 선택하고 있다. 남편의 직장이 불안해지고 물가 상승 등으로 가계 살림이 팍팍해지면서 창업 전선에 뛰어드는 주부들이 늘고 있는 것도 소자본 창업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주부들이 선호하는 아이템은 치킨전문점이나 분식전문점.고학력 젊은이를 대상으로 하는 영어나 수학 등 학원 창업도 급증하는 추세다.

점포 없이 시작할 수 있는 무점포 아이템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1000만~2000만원 정도면 가능해 청년 창업자나 자금 여력이 부족한 퇴직자,투잡을 원하는 직장인이나 자영업자에게 적합하다. 실내환경관리업,청소대행업 등이다.

◆시니어는 안정형 창업 선호

퇴직금 등 자금 여력을 갖춘 50대 이상 시니어 층의 창업 수요가 늘어나면서 △커피전문점 △어린이 교육사업 △맥주전문점 등 중산층 창업 아이템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업종들은 3억원 이상의 투자비가 필요하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고 중심 상권에서 영업을 하기 때문에 수익 규모가 크다는 게 장점.하지만 초기 투자비가 커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아이템을 골라야 한다. 자금력을 갖춘 창업자들이 늘어나면서 창업자와 가맹본사가 공동 투자해 중심 상권에 대형으로 점포를 개설하는 '공동창업'이나 창업자가 가맹본사에 점포 운영 전반을 위탁하는 '위탁경영' 창업도 늘고 있다.

◆호황기 업종 강세 전망


올해는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호황기 업종의 창업이 늘어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건강을 생각하고, 트렌디하면서 감성을 자극하고, 젊은층의 감각을 호소하는 아이템이 부각될 전망이다. 박민구 프랜차이즈산업연구원 부원장은 "불황기에 강세를 보였던 주류 관련 외식보다는 다양한 식사 중심의 먹을거리가 유행을 선도할 것으로 보이며,표준화된 시스템과 영업노하우를 통해 다수의 영세 자영업자가 하나의 브랜드로 통합되는 '컨버전(conversion)'형 프랜차이즈가 대두될 것"으로 전망했다.

업종별로는 고령화에 따른 실버 및 '멘탈(mental)' 관련 사업이 유망하다. 교육 열풍에 힘입어 엔젤과 에듀케이션이 결합한 '엔듀케이션(anducation)' 및 홈케어와 방문학습을 결합한 사업,모바일과 교육을 결합한 다양한 콘텐츠 사업도 주목해 볼 만하다. 컨버전 프랜차이즈 형태와 관련해 양복점이나 한복대여점,피부관리점,자전거수리,세탁소,미용실 등이 주목받고 있다.

경기 회복기에 수요가 늘어나는 햄버거,피자,아이스크림,도넛,스파게티,커피 등 패스트푸드 관련 점포도 지난해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정신적인 풍요를 도와주는 사업도 관심을 끌고 있다. 와인 판매점,캐릭터 전문점,미니어처 전문점,허브용품 전문점 등의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틈새사업으로 여겨졌던 실버 시장도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다. 방문 케어업 뿐만 아니라 실버 도시락배달업,실버 교육 및 구직알선 사업도 성업 중이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