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정국의 키를 쥐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최근 헌법 공부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박 전 대표가 최근 헌법 문제에 큰 관심을 갖고 관련 교수 등 다양한 인사들을 만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현행 헌법에 대해 깊이 공부하면서 곧 다가올 개헌 논의에 적극 대비하려는 차원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헌법 공부는 여권 주류에서 흘러나오는 개헌설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여권 주류에서는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 필요성에 대부분 공감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한나라당 당직자들과의 오찬에서 '제한적 개헌'을 거론하는 등 지방선거 후에 개헌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헌법 공부는 이에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친박 내부에서는 올초부터 개헌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한 의원은 "우리도 원칙적으로 개헌 필요성에 동의한다"면서도 "하지만 지금의 개헌론은 세종시 문제로 박 전 대표에 대한 흠집내기를 시도했던 친이계가 박 전 대표가 주장하는 '4년 중임제'와 이 대통령이 선호하는 '이원집정부제'의 대립구도로 정국을 몰고가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의원은 "친이 주류가 지방선거 이후 정국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개헌론에 올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박 전 대표는 외연 확대를 위한 노력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박 전 대표가 최근 '깜짝 놀랄 만한 인사'들을 많이 만나고 있다"고 말했다.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