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전업주부 생활 7년차를 끝내고 취업에 성공한 정미라씨(36 · 시흥시 대양동)는 시흥시 종합일자리지원센터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서울의 한 섬유회사에서 경리를 보다 결혼 후 일을 그만 둔 정씨는 직장을 갖고 싶어 지난해부터 이곳저곳 일자리를 물색했다. 마침 지인으로부터 시흥시일자리센터를 소개받고 들렀다가 어렵지 않게 금형 제조업체인 신화씨엔에스(시흥시 계수동)에 경리직원으로 취업했다. 정씨는 "센터 컨설턴트에게 경력과 희망하는 일을 설명했더니 컨설턴트가 회사까지 직접 동행하며 일자리를 알아봐줘 수월하게 취업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맞춤형 취업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시흥시종합일자리지원센터가 높은 취업률로 주목받고 있다.

1일 경기도에 따르면 시흥시와 경기도가 지역 내 일자리 창출을 위해 2007년 11월 시범적으로 문을 연 시흥시종합일자리지원센터가 개소 후 2년4개월 동안 총 3512명을 취업시켜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센터에 등록했거나 등록된 구직자는 5500명으로 이들 가운데 63.9%가 취업에 성공한 셈이다. 2008년에는 구직신청자 1146명이,2009년에는 1997명이 각각 취업하는 등 취업자 수도 늘어나는 추세다.

실업급여 지급이나 근로감독 등의 업무도 겸하는 노동부 산하 고용지원센터와 달리 구인 · 구직을 위한 원스톱 서비스에만 주력한 경기도 및 시흥시의 차별화 전략이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기도는 올초 이 센터를 벤치마킹해 31개 전 시 · 군에 종합일자리센터를 설치했다. 서울 등 각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노하우를 알려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찾은 시흥시 신천동 태종빌딩 7층의 시흥시종합일자리지원센터.350㎡(약 106평) 남짓한 사무실에서 컨설턴트들이 '초기 종합상담' '교육지원 상담' '취업알선 상담' 등으로 나뉜 창구에서 구직자들을 상담하느라 분주했다. 상담창구 옆에 마련된 4개의 상담실에선 구직자 5~10명씩으로 구성된 소그룹별로 소양교육이 실시되고 있었다. 겉모습은 여느 일자리센터와 크게 다를 바 없었지만 컨설턴트들을 직접 만나보니 취업을 잘 시키는 비결이 엿보였다.

이곳에서 일하는 컨설턴트 6명은 모두 취업포털 '스카우트' 소속이다. 4명은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갖고 있고,나머지 2명은 상담학을 전공한 직업상담 전문가들이다. 취업알선 업무는 이들 외부 전문가에게 모두 맡기고 시흥시 파견공무원은 행정적 지원업무만 맡는 것으로 역할이 분담돼 있다. 컨설턴트 박현희씨는 "전문가로 영입돼 일하고 있는 만큼 구직자들을 100% 취업시키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말했다.

구직자와 구인업체를 연결해주는 방법도 독특하다. 매달 7일 '럭키데이'라고 이름 붙인 채용박람회를 여는데 컨설턴트가 사전 답사를 통해 엄선한 업체들과 이 업체들이 필요로 하는 구직자들을 초청한다. 눈높이를 미리 조절한 맞춤형 만남이어서 채용률이 높게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 센터 측 설명이다.

럭키데이 참여가 어려운 업체의 경우 컨설턴트가 구직자와 함께 직접 방문한다. 이른바 '동행 면접'이다. 구직자들이 하기 힘든 질문을 대신해주거나 구직자들의 장점을 적극 설명하는 것이 컨설턴트의 일이다. 지난해 9월 시화공단 주차장 관리원으로 취직한 H씨(58)는 "친구 소개로 시흥시일자리센터를 찾아 구직상담을 했는데 면접 요령도 가르쳐주고 이틀 만에 취직돼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경기도 박수영 경제투자실장은 "앞으로도 일자리센터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외부 컨설턴트 채용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흥=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