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라 "면세점 덩치키우기 쉽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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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 원하는 신라, 면세권 승계外 고용·노조도 문제
1위 사업자 롯데의 AK인수, 점유율 50% 놓고 공정위 결론 '변수'
1위 사업자 롯데의 AK인수, 점유율 50% 놓고 공정위 결론 '변수'
"협상에 진전이 없으니 답답하죠.3월도 넘길 것 같습니다. "(신라호텔 관계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승인해 줄 것으로 기대하지만 걱정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롯데호텔 관계자)
국내 면세점업계 '빅2'인 롯데호텔(롯데면세점)과 신라호텔(신라면세점)이 각각 AK면세점과 파라다이스면세점을 인수하는 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신라는 파라다이스의 면세사업권과 고용 승계 문제가 걸려 있고,롯데의 AK면세점 인수는 공정위 심사가 변수이기 때문이다.
◆신라,면세권 승계 난항
신라호텔은 파라다이스 측과 인수가격(800억원)에 대해서는 합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협상은 △면세사업권 승계 △고용 승계 △민주노총 소속 파라다이스 노조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면세사업권은 관세청이 심사를 통해 부여하지만,관세청은 사업권을 파라다이스그룹에 줬기 때문에 면세사업부만 다른 업체에 넘긴다면 사업권 승계가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에 파라다이스그룹은 면세점 매각을 위해 지난 1월 초 면세사업부를 떼어내 자본금 60억원짜리 '파라다이스면세점'(대표 유영섭)을 신설했다. 그러나 아직 관세청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관세청 관계자는 "신라 측으로부터 (면세사업권) 승계 신청을 받아 현재 승인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만 밝혔다. 만약 관세청이 승계를 불허하면 인수 협상은 물건너간다.
면세권을 승계한다 해도 고용 승계가 걸림돌이다. 신라 측은 180여명의 면세점 직원 중 70%만 재고용한다는 입장이어서 100% 고용 승계를 요구하는 파라다이스 측과 이견을 빚고 있다. 파라다이스 측은 매각이 무산되면 계속 면세점을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롯데는 공정위 변수
마음을 졸이기는 롯데도 마찬가지.롯데호텔은 지난해 말 AK면세점을 부채 2000억원을 떠안는 조건으로 800억원에 인수했고 연초 공정위에 기업결합 사전심사를 요청했다. 공정위는 심사 요청 후 90일 내 결과를 통보하므로 이르면 이달 안에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공정위는 기업결합 심사 요청이 들어오면 통상 관련 시장을 확정하고,경쟁 제한성을 판단해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특히 기업결합 후 시장 1위로 점유율 50%가 넘거나,1~3위 점유율 합계가 75% 이상인지 등을 살펴보고 후발사업자의 시장 진입이 원활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한다. 롯데가 AK면세점을 인수하면 전체 점유율은 57%로 높아진다. 그러나 AK면세점 점포가 있는 서울시내와 인천공항을 떼놓고 보면 점유율이 50% 선에 걸려 있어 어떤 결정이 나올지 주목된다.
공정위는 지난해 10월 부산 지역의 면세점 독점을 이유로 롯데의 파라다이스면세점 인수를 불허한 적이 있다. 롯데 관계자는 "파라다이스 건은 부산 지역을 기준으로 판단해 불허한 것"이라며 "이번에는 승인이 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우려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이에 대해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은 2000년 이후 신규 허가가 나지 않는 사업"이라며 "이번 M&A가 불발로 끝나면 롯데와 신라의 면세사업 확장은 상당 기간 어려워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국내 면세점업계 '빅2'인 롯데호텔(롯데면세점)과 신라호텔(신라면세점)이 각각 AK면세점과 파라다이스면세점을 인수하는 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신라는 파라다이스의 면세사업권과 고용 승계 문제가 걸려 있고,롯데의 AK면세점 인수는 공정위 심사가 변수이기 때문이다.
◆신라,면세권 승계 난항
신라호텔은 파라다이스 측과 인수가격(800억원)에 대해서는 합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협상은 △면세사업권 승계 △고용 승계 △민주노총 소속 파라다이스 노조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면세사업권은 관세청이 심사를 통해 부여하지만,관세청은 사업권을 파라다이스그룹에 줬기 때문에 면세사업부만 다른 업체에 넘긴다면 사업권 승계가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에 파라다이스그룹은 면세점 매각을 위해 지난 1월 초 면세사업부를 떼어내 자본금 60억원짜리 '파라다이스면세점'(대표 유영섭)을 신설했다. 그러나 아직 관세청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관세청 관계자는 "신라 측으로부터 (면세사업권) 승계 신청을 받아 현재 승인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만 밝혔다. 만약 관세청이 승계를 불허하면 인수 협상은 물건너간다.
면세권을 승계한다 해도 고용 승계가 걸림돌이다. 신라 측은 180여명의 면세점 직원 중 70%만 재고용한다는 입장이어서 100% 고용 승계를 요구하는 파라다이스 측과 이견을 빚고 있다. 파라다이스 측은 매각이 무산되면 계속 면세점을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롯데는 공정위 변수
마음을 졸이기는 롯데도 마찬가지.롯데호텔은 지난해 말 AK면세점을 부채 2000억원을 떠안는 조건으로 800억원에 인수했고 연초 공정위에 기업결합 사전심사를 요청했다. 공정위는 심사 요청 후 90일 내 결과를 통보하므로 이르면 이달 안에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공정위는 기업결합 심사 요청이 들어오면 통상 관련 시장을 확정하고,경쟁 제한성을 판단해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특히 기업결합 후 시장 1위로 점유율 50%가 넘거나,1~3위 점유율 합계가 75% 이상인지 등을 살펴보고 후발사업자의 시장 진입이 원활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한다. 롯데가 AK면세점을 인수하면 전체 점유율은 57%로 높아진다. 그러나 AK면세점 점포가 있는 서울시내와 인천공항을 떼놓고 보면 점유율이 50% 선에 걸려 있어 어떤 결정이 나올지 주목된다.
공정위는 지난해 10월 부산 지역의 면세점 독점을 이유로 롯데의 파라다이스면세점 인수를 불허한 적이 있다. 롯데 관계자는 "파라다이스 건은 부산 지역을 기준으로 판단해 불허한 것"이라며 "이번에는 승인이 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우려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이에 대해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은 2000년 이후 신규 허가가 나지 않는 사업"이라며 "이번 M&A가 불발로 끝나면 롯데와 신라의 면세사업 확장은 상당 기간 어려워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