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3 · 1절 기념사'에서 강조한 것은 국민통합과 공존 공영이다. 이념과 계층,지역과 연령,종교의 벽을 뛰어넘은 3 · 1운동의 통합 정신이 지금 이 시대에 필요한 국정 비전이자 목표임을 부각시키자는 차원이라고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설명했다.

또 하나의 중요한 포인트는 세종시 수정 문제다.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세종시라는 단어는 한 차례도 사용하지 않았지만 곳곳에서 세종시 수정이 국가 백년대계이며 이를 위한 대승적 화합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 우리가 '국가 백년대계'를 놓고 치열하게 논쟁하고 있지만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오히려 한 마음 한 뜻으로 국운 상승을 위해 매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시 수정안의 당론 채택 여부를 놓고 갈등을 겪고 있는 친이,친박계를 향한 메시지다. "시대는 우리의 현명한 선택을 요구한다","오늘의 변화 없이는 내일도 없다","우리 민족은 대립과 분열을 국민통합과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아 왔다,작은 차이를 넘어 더 큰 가치 속에서 화합하는 공화의 정신을 실현했다" 등의 발언들 역시 같은 맥락이다.

이날 기념식 장소도 마침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이다. 이 대통령은 당초 유관순 열사가 만세운동을 벌였던 천안 아우내 장터를 걷는 '이벤트'를 계획했다. 세종시 행보의 일환이다. 그러나 비가 오면서 취소했다.

대북 문제와 관련,이 대통령은 "북한이 남한을 단지 경제협력의 대상으로만 여기는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며 "우리가 제안한 그랜드 바겐도 함께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