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증시에서도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이에 대처하기 위한 종목 찾기가 한창이다. 지수가 크게 오르기도 어렵지만 많이 빠지지도 않는 어정쩡한 장세라서 투자자들이 종목 선택에 더 큰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이 '스트롱 바이(적극 매수)' 투자의견을 제시한 종목을 대안으로 꼽고 있다. 증시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매수를 권하는 종목인 만큼 관심을 가질 만하다는 평가다. 대형주의 상승 탄력이 둔화돼 중소형주 중에서 유망주를 탐색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다만 대세상승 국면에서 대형 주도주가 쉬는 사이 중소형주가 주목받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유망 중소형주 선별엔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기관 · 외국인, 증권사 추천 종목 매수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증권사들이 '적극 매수' 투자의견을 매긴 종목은 TSC멤시스 종근당바이오 중국원양자원 삼영엠텍 호남석유 롯데손해보험 SKC솔믹스 더존비즈온 카프로 KH바텍 메리츠화재 동일산업 고려아연 하나금융 KT 삼성엔지니어링 오리온 등이다.

반도체 부품주인 TSC멤시스와 SKC솔믹스는 KTB투자증권이 '적극 매수'를 추천했다. TSC멤시스는 반도체 업황 호조로 올 1분기부터 실적 턴 어라운드가 시작돼 2분기에는 영업이익률이 10%를 회복할 전망이다. SKC솔믹스는 태양전지용 실리콘웨이퍼 사업에 새로 진출하면서 매출 급성장이 기대된다. 최성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사업의 매출 성장 한계는 연 600억원 수준이었지만 신규 사업에 힘입어 올해와 내년 매출이 각각 607억원과 12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종근당바이오 호남석유 메리츠화재 등은 증권사들의 '적극 매수' 추천에 기관 매수세가 몰려 눈길을 끈다. 종근당바이오는 올해 주요 제품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증가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우리투자증권이 지난달 4일 '적극 매수'의견을 낸 뒤 이틀만 제외하고 연일 기관 순매수가 지속됐다. 이 기간 주가가 8% 가까이 뛰었지만 지난 주말 주가(1만6250원)는 목표주가(3만2000원)의 절반 수준이라 상승 여력이 크다.

지난달 24일 '적극 매수'의견이 나온 오리온과 카프로는 외국인 매수세로 지난 주말까지 각각 엿새와 닷새 연속 상승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적극 매수는 아니더라도 증권사들이 투자의견을 상향 조정한 종목도 눈여겨보라"고 조언했다.

◆중소형주는 '실적개선'으로 압축해야


대형주가 앞장서 시장을 끌어올리는 상황이 아니라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상황이다.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대형주 가운데 싼 종목을 찾기보다 중소형주에서 대안을 물색하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전했다. 그는 "하지만 지난해 5월 대형주가 숨고르기를 하는 동안 중소형주가 전반적으로 시세를 내던 때와는 상황이 달라 실적 개선 종목 중심으로 관심 대상을 압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일산업과 동양강철은 철강업에서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중소형주다. 동일산업은 철강의 부원료인 합금철을 생산하는 업체로 국내 철강업체들의 생산량이 늘면서 수요 증가 효과를 누리고 있다. 동양강철은 자동차 경량화 등으로 알루미늄을 비롯한 신소재 부문의 실적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는 동양강철이 올해 사상 최대 매출과 함께 영업이익이 한 해 전보다 5배 가까이 뜀박질할 것으로 내다봤다. 동일산업과 동양강철은 지난주에만 각각 5.2%와 12.6% 올랐다.

경쟁 업체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된 중소형주를 주목하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홍식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삼광유리가 만드는 저장용기인 글라스락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삼광유리의 올해 예상수익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8배 안팎으로 14배에 달하는 락앤락보다 크게 낮다"며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권했다.

한편 이날 아시아 증시는 일본 닛케이평균주가가 0.45% 오른 것을 비롯해 일제히 상승했다. 일본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은 지난 주말에 이어 이틀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갔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하루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장경영/강지연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