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ㆍ아부다비 포럼] 왜 아부다비인가…석유대국의 '탄소 제로' 실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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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코리아 2010
원전 이어 녹색기술 수출 '기회'
'포스트 오일' 대비한 마스다르
탄소·쓰레기·자동차 3無 도시
인구 5만·1500개기업 수용
2080억弗 투자 '청정도시'로
원전 이어 녹색기술 수출 '기회'
'포스트 오일' 대비한 마스다르
탄소·쓰레기·자동차 3無 도시
인구 5만·1500개기업 수용
2080억弗 투자 '청정도시'로
작년 말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출을 계기로 한국과 아부다비가 급속히 가까워지고 있다. 총 400억달러(약 47조원) 규모의 원전을 수출키로 한 데 이어 신 · 재생에너지 분야로까지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 현대자동차 삼성SDI 두산중공업 등 17개사는 지난달 아부다비에서 열린 신 · 재생에너지 전시회에 참가해 주목을 받았다.
아부다비 정부가 220억달러를 들여 2016년까지 건설하기로 한 세계 최초의 탄소중립 도시 '마스다르 시티'는 신 · 재생 에너지 분야의 '거대한 실험장'으로 주목받으며 한국 업체의 투자를 기다리고 있다.
◆'기회의 땅' 아부다비
아부다비는 7개 토후국(에미리트)으로 구성된 UAE 연방 가운데 최대 규모다. 세계 3위의 석유 생산국인 UAE에서 전체 매장량의 95%를 차지하는 등 막대한 부(富)를 갖고 있다. 현재 운용 중인 국부펀드만 최대 7000억달러에 달한다. 아부다비 경제는 최근 고속 성장을 거듭하며 중동지역 2위 규모로 올라섰다.
아부다비는 최근 새로운 국가 개발 전략을 마련했다. 다른 중동 산유국과 마찬가지로 아부다비의 국가 개발 전략 역시 '포스트 오일(post-oil)'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석유 고갈 시대에 대비해 오일 머니를 자국의 경제 기반 확충에 투자하겠다는 의지에서다.
주목할 것은 같은 UAE 내 두바이와의 차이점이다. 세계 최고층 건물 '부르즈 칼리파'와 세계 최대 인공섬 '팜 주메이라' 등으로 한때 전 세계의 관심을 끌었던 두바이는 차입한 돈으로 도시 개발에 나섰다가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아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이에 비해 아부다비는 자신들이 벌어들인 두둑한 오일 머니를 바탕으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아부다비는 이슬람 국가로는 예외적으로 친서방 · 개방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아랍 유일의 글로벌 시티이자 '자본주의의 화려한 메트로폴리스'로까지 불린다. 외국 기업이 투자하기에 비교적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얘기다.
◆'아부다비 플랜 2030'
아부다비 정부는 2007년 '아부다비 플랜 2030'을 발표했다. 석유 의존 경제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하고 다양한 수익원을 갖춘 고부가가치 경제로 탈바꿈한다는 게 핵심이다. 2030년까지 연평균 6~7%의 성장을 이뤄 국내총생산(GDP)을 지금보다 5배 확대,중동지역의 경제 허브로 거듭난다는 목표다.
구체적으론 2015년까지 비석유 부문의 성장률을 9.5% 수준으로 끌어올려 '지식기반 경제'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기존 석유산업도 채굴과 수출의 단순한 구조에서 '다운스트림(가공 단계)'까지 확대하고 항공 · 우주 · 방위 부문 기업을 대거 유치할 계획이다. 바이오 산업을 키우고 유명 호텔과 레스토랑을 유치해 서비스 산업도 키운다는 복안이다.
아부다비 플랜 2030의 꽃은 뭐니뭐니 해도 '마스다르 시티'다. 220억달러를 들여 2016년까지 1500여개 기업이 입주하고 5만여명이 거주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구상이다. 2008년 2월 착공한 이 신도시의 면적(6.5㎢)은 여의도의 4분의 3 크기다. '마스다르 시티'를 포함해 '사디야트(문화관광도시)' 등 10대 프로젝트 개발에만 2080억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한국 GDP의 20%에 해당하는 규모다.
한 중동 전문가는 "아부다비가 추진하는 모델은 산유국이면서 오일 머니를 장기간에 걸쳐 여러 산업에 재투자한 노르웨이와 닮은 점이 많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주간지 타임은 아부다비의 변화에 대해 '석유 거인의 녹색 꿈'이라고 호평했다.
◆한국 기업엔 상당한 투자 기회
아부다비 국제공항 바로 옆에 건설 중인 '마스다르 시티'에서는 모든 에너지가 태양열 풍력 등 신 · 재생 에너지로 공급된다. 석유를 사용하는 자동차 운행은 금지된다. 대신 태양광 및 전기로 충전되는 캡슐형 무인 전동차 3000여대를 교통 수단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마스다르시티 건설을 담당하는 아부다비 미래에너지공사(ADFEC)의 오마르 자프라니 홍보담당자는 "마스다르는 온실가스,쓰레기,자동차가 없는 3무(無) 도시로 친환경 미래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 규모가 엄청난 만큼 한국 기업의 투자 기회도 상당할 전망이다. 한국이 강점을 갖고 있는 태양광 발전과 풍력,연료전지 등에선 투자상담도 이뤄지고 있다. 황수성 지식경제부 신 · 재생에너지 과장은 "마스다르 시티에 관심을 가진 한국 기업이 꽤 있다"고 전했다. 아부다비는 한국의 경제 개발 모델과 뛰어난 인력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과 지식경제부가 3일 '한 · 아부다비 경제포럼'을 개최하는 것은 이 같은 투자 기회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포럼에선 △한-UAE 경제협력 의미 △탄소 제로 도시 마스다르 △차세대 신 · 재생에너지 개발 현황과 계획 △아부다비 경제비전 2030 △아부다비 및 걸프지역에서의 청정 에너지 투자 등을 다룰 예정이다. '원전에서 신 · 재생에너지까지' 새로운 가능성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동 경제의 중심,아부다비를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주용석/김동욱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