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서 낙지전문점을 운영하는 김주하(26·남)입니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후 매달 30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매장은 중앙대병원 지하아케이드에 있습니다. 132㎡(약 40평) 규모로 룸을 포함해 12개의 테이블을 두고 있습니다.

개업 당시 시설보수 및 집기자재 등으로 총 5000만원을 투자했습니다. 임대보증금은 2억원이며 임차료로 월 500만원씩 내고 있습니다.

대표 메뉴인 낙지볶음은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매장 규모에 비해 매출은 그런대로 괜찮은 수준이지만 원가 비중이 높아 수익성이 떨어져 고민입니다. 매출과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알려주세요.



고정수요 많은 대학병원 지하 식당
부담없는 가격대 건강식 더 늘려야

A 의뢰인의 점포는 고정 수요가 많은 대학병원 지하 식당가에 있습니다. 병원 식당가의 특성상 자극적인 음식을 기피하는 소비자들이 많습니다. 의뢰인이 다른 점포와 차별화한 메뉴를 선정한 것은 인상적입니다. 하지만 선호하는 고객이 제한돼 매출이 높지 않다는 게 문제입니다. 낙지볶음 메뉴 하나만으론 매출 증대에 한계가 있습니다. 낙지볶음과 완전히 다른 차별화된 메뉴를 개발해 매출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병원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하면 환자들의 몸에 부담을 주지 않고 먹을 수 있는 건강식을 추천합니다. 병원 및 대학 근무자 등 고정 고객을 위한 한끼 식사로 경제적 부담이 적고 일상 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메뉴여야 합니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두 번은 먹을 수 있는 메뉴가 좋습니다.

국수,수제비 같이 가벼운 메뉴를 권합니다. 미역,매생이 등 녹조류가 들어간 수제비나 칼국수를 개발하면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녹조류는 피부 미용에 좋으며 소화에도 부담이 없고,간 해독이나 피를 맑게 해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신메뉴 개발은 타이밍이 특히 중요합니다. 고객이 꾸준히 있을 때 새 메뉴를 내놓아야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비수기인 한 여름이 찾아오기 전에 신속히 메뉴를 선보여 주력 메뉴로 자리매김해야 합니다.

식자재인 낙지의 원가 비중이 높아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습니다. 조리 매뉴얼을 재구성해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의뢰인의 업소에서 제공하는 낙지볶음 1인분(낙지 150g)은 일반 낙지전문점에 비해 과도하게 양이 많은 것으로 판단됩니다. 한 달을 기준으로 계산해 보면 원가 비율이 60%를 웃도는 수준입니다. 원재료비가 비싼 낙지 양을 130g 정도로 줄이고,이를 대체할 수 있는 양배추 등 야채 비중을 높이는 것도 고려해 보세요.

식자재의 구매 방식도 재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원가 비중이 높은 만큼 낙지 등 식자재의 가격 등락에 잘 대처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수시로 시장에 나가 가격을 비교해 공급가가 적정한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일시적으로 가격이 오를 것이 예상된다면 대량 구매 방식을 통해 적정량을 확보해야 원가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병원이란 특수성을 고려해 현재의 고정된 의자 및 탁자 배치를 개선해야 합니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휠체어에서 식사가 가능하도록 시설을 보완해야 합니다. 지금 시설로는 이런 환자들을 수용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병원시설 내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만큼 주요 고객인 병원 직원과 환자를 대상으로 마케팅이 필요합니다. 생색내기형 할인 혜택이나 마일리지 누적같은 방식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병원 내 식당이란 점을 고려해 수익의 일부를 해당 병원에 기부하는 것도 좋은 마케팅 방안입니다. 예를 들어 병원에 입원 중인 소아암 환자를 대상으로 매달 일정액을 지원하는 '천사 마케팅'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정리=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

◆도움말=고경진 창업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