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에 비춰봤을 때 한국이 잘 해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은 2일 현대·기아자동차 본사에서 열린 'UEFA 유로 공식 후원 조인식'에서 한국의 2022년 월드컵 유치 가능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10여년만에 한국을 찾은 플라티니 회장은 지난달 28일 정몽준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의 영접을 받으며 입국했다. 이날 현대차 후원 조인식에 앞서서는 이명박 대통령과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을 연달아 만나서 회담을 가졌다. 이 대통령과 정 회장은 각각 플라티니 회장에게 한국의 2022년 월드컵 유치 협조를 당부했다.

이는 현역 축구선수 시절 AS낭시와 유벤투스 등에서 맹활약하며 유럽의 '축구 영웅'으로 추앙받던 플라티니 회장이 지난 2007년 UEFA 회장으로 선출되며 세계 축구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프랑스 출신의 플라티니 회장은 이날 현대차 후원 조인식에서 한국의 2022년 월드컵 유치 가능성을 묻자 "먼저 유럽인으로서 2018년 월드컵을 유럽으로 가져오는 것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입장"이라며 "대답하기 어렵다"고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그는 2022년 월드컵의 경우 "중동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 4~5개국과 미국이 유치를 노리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2022년 월드컵 개최를 희망한 나라는 한국과 일본 미국을 비롯, 영국, 호주, 인도네시아, 러시아, 카타르, 공동개최를 신청한 벨기에- 네덜란드와 스페인-포르투갈 등 10개 후보 12개국이다.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개최국은 오는 12월 2일 열리는 FIFA 정기총회에서 결정된다.

플라티니 회장은 다만 "한국이 지난 2002년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경험이 있어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며 "이 대통령, 정 회장과 만나서도 유치전을 활발히 펼쳐야 한다는 의견을 나눴다"고 전했다. 플라티니 회장은 오전 중 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도 "한국이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준비를 잘 하면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이날 본사에서 오는 2017년까지 유로(EURO) 축구대회를 공식 후원하는 조인식을 체결했다. 플라티니 회장은 이날 조인식을 마친 후 견학을 위해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A)로 향했으며, 3일 출국으로 4일간의 한국 방문 일정을 마무리한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