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는 더블딥(경기상승 후 재하강)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증시는 변동성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대안투자 전문 자산운용사인 맨인베스트먼트의 토마스 델라 카사 리서치·분석·전략사업부총괄 본부장 2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시장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카사 본부장은 "세계 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은 10%로 높은 편"이라며 "이는 세계적으로 부채총량이 리먼브라더스 파산 이전과 비슷하거나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민간부문의 부채가 정부로 옮겨갔을 뿐 전체부채는 줄지 않아 위기상황은 여전하다는 얘기다.

부채총량은 정부 뿐만 아니라 민간, 기업 등의 부채가 합쳐진 수치다. 미국의 경우, 이러한 총부채율이 GDP(국내총생산) 대비 400%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 이는 이는 금융위기 이전의 수치와도 유사하며 1930년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그리스와 스페인, 이탈리아 등도 부채율이 GDP 대비 80~120%를 유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EU(유럽연합) 국가가 되려면 지켜야 할 유로존 규칙에 따르면 정부 부채는 GDP 대비 60%를 초과하면 안되지만, 현재 EU 국가 모두 이를 초과한다는 지적이다. 회원국 중에서는 독일이 양호하다고는 하지만 독일 역시도 80%에 육박하고 있다고 카사 본부장은 진단했다.

그는 "세계 각국이 디레버리징(부채축소)을 진행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며 "각국 정부가 부채를 축소하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으면, 세계 경제는 더블딥 또는 다른 문제를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카사 본부장은 "최근들어 투자자 설명회나 신문지면에서 '긴축(austerity)'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며 "이는 1960년대나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국가들에게 강조했던 단어로, 지출을 줄이고 저축을 늘리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시장 상황이 불확실하고 변동성을 높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긴축'의 의미가 강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세계 각국이 국고채나 화폐 등의 가치를 신뢰할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리지 않으면, 일부 국가의 화폐는 사라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이 같은 시장상황에서는 대안투자가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시장 상황이 불안할수록 헤지펀드의 투자방법이 도움이 된다"며 "주식에 대해서는 롱숏전략(저평가 주식에 대해서는 보유하고 고평가 주식에 대해서는 매도하는 방식)이 유리하다"고 전했다. 변동성이 큰 주식시장은 같은 섹터나 업종이더라도 종목별로 수익률이 다르다는 것. 따라서 롱숏 전략으로 기회를 잘 포착하는 대안투자(헤지펀드)가 유리하다는 얘기다.

이 밖에도 채권, 통화 등의 투자에 있어서는 글로벌 거시경제형 (global macro)을 가져가는 편이 좋고, 분산투자 차원에서 파생상품형인 CTA(commodity trading adviser)에도 관심을 가지라고 카사 본부장은 강조했다.

한편 칠레 지진 사태로 금속 등의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것과 관련 그는 "단기적인 현상에 불과하다"며 "지금은 상승하고 있으나 앞으로 3~4개월 후면 다시 회복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