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살에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 발탁, 20여 년간 국내 스피드 스케이팅의 간판 스타로 군림했던 이규혁 선수가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마치고 돌아와 tvN 현장토크쇼 '택시'를 통해 예능 방송에 최초로 출연한다.

5번 연속 올림픽 무대에 섰지만 유독 올림픽과는 인연이 없던 이규혁 선수는 이번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도 심리적인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고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그러나 미래에 대한 고민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tvN '택시'에 출연, 밴쿠버 올림픽 이야기부터 가족에 대한 이야기, 이상형, 결혼에 대한 생각까지 밝은 모습으로 솔직 담백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자리를 잡고 앉은 2MC와 이규혁 선수는 족발을 먹으며 진솔한 이야기 꽃을 피웠다. “스피드 스케이팅이 쇼트트랙이나 피겨스케이팅보다 인기가 덜해 속상하지 않느냐”는 MC 질문에 “개인적으로 자부심이 있었고 메달을 따면 스피드 스케이팅도 더 알려지고 국민들도 좋아하게 될 거라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예상외로 피겨스케이트가 선전하고 인기를 얻게 돼서 ‘피겨를 했어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또 이상형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나와 잘 맞는 사람이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이에 이영자가 “외모? 성격?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잘 맞았으면 좋겠냐”고 묻자 이규혁 선수는 “외모가 나와 맞으면 어떻게 하느냐. 외모는 피하고 싶다”고 재치 있게 답변해MC 이영자와 공형진을 포복절도하게 만들었다고.

같이 운동하는 선수들과의 결혼도 생각해 본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그 친구들과는 평생 선후배로 돈독하게 지내야 하니까 서로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재치 있게 답변해 모두를 폭소케 했다.

더불어 이규혁 선수는 언제쯤 결혼할 생각이냐는 질문에 “주위에서 다들 결혼을 늦게 하라고 한다”며 “결혼은 35살에 운명적인 사람과 만나 하고 싶다”고 밝히는 등 순수하고 로맨틱한 모습을 보였다.

또 훗날 딸이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가 되고 싶다고 해도 시키겠냐는 질문에는 “여자아이라면 피겨나 다른 종목을 시키겠다. 이상화 선수도 남자선수들과 훈련하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여자가 하기에는 힘든 종목이다”라고 단호히 대답했다.

한편 ‘빙상명가’에서 태어난 이규혁 선수는 전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 선수였던 아버지, 전 피겨 스케이팅 국가대표 선수이자 감독이었던 어머니, 전 국가대표 피겨선수이자 현 국가대표 피겨감독인 동생까지 가족에 관한 이야기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이규혁 선수는 부모님에 대한 질문에 “아버지, 어머니 모두 스케이팅 국가대표 출신이다. 굉장히 잘하셨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어느 정도였냐는 질문에 “아버지는 당시 우리나라에서 남, 여 1명씩 경기에 출전하면 항상 대표로 출전하실 정도였고, 어머니 역시 실력이 뛰어나셔서 국가대표 감독까지 하셨다”고 밝혔다.

더불어 이규혁 선수가 “요즘 인터뷰를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어머니가 당시 CF까지 찍으셨다고 하시더라”라고 깜짝 발언을 해 MC이영자와 공형진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는 후문.

또 2MC가 이규혁 선수가 경기를 마치고 텅 빈 경기장을 혼자 걷는 모습이 찍힌 영상에 대해 이야기하며 그 때 심경이 어땠는지 묻자 “원래 결과가 좋지 않으면 빨리 짐을 싸서 올라가는데 그날은 락커룸에 들어가는데 ‘이제 뭘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실패 이후의 상황을 생각해 본적이 없어서 빈 스케이트장에서 한참을 멍하게 있었다”며 당시 심경을 담담하게 전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셔서 얼른 마음을 추스를 수 있을 듯 하다. 비록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준비한 시간에 대해서는 후회가 없다”라고 밝히며 “나는 아직도 스케이트 타는 것이 좋고 계속 선수이고 싶다. 메달을 따고 명예롭게 은퇴하고 싶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면 후배들을 위해서 은퇴하는 것도 명예롭다고 생각한다”며 스피드 스케이팅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냈다.

진정한 승자, 아름다운 도전의 주인공 이규혁 선수의 이야기는 4일 밤 tvN '현장토크쇼 택시'에서 확인할 수 있다.



뉴스팀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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