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자산운용사인 한국투신운용이 '2010 대한민국 펀드대상' 종합대상 및 베스트 운용사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한국운용은 1974년 8월 국내 첫 투자신탁회사로 설립된 이후 3투신(한투 · 대투 · 국투) 시대를 이끌어온 정통 자산운용사다. 2000년 6월 증권과 운용으로 분리됐다. 지난 2월 말 현재 기관투자가들이 맡긴 일임 자산을 포함해 총 19조원가량의 자산을 운용 중이며,국내 주식형이 7조2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국내 채권형(2조3000억원) MMF(머니마켓펀드 · 2조원) 해외 주식형펀드(8000억원) 순이다.

이 중 투자원금(설정액) 10억원 이상인 한국운용의 71개 국내 주식형펀드는 작년 한 해 평균 61.5%의 수익을 올리며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49%)은 물론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54%)을 크게 앞질렀다.

이 같은 성과는 공모 규모가 1조원 이상인 중형급 이상 자산운용사 가운데 가장 높은 것이다. 한국운용의 해외 주식형펀드도 높은 성과를 거뒀다.

국가별 증시 등락이 달라 해외 주식형펀드의 단순 비교가 힘들지만 작년 한 해 이 회사의 해외 주식형펀드 순자산은 평균 43% 정도 불어났다.

증시가 급등한 브라질 러시아 인도 등의 펀드가 없거나 비중이 작다는 점을 고려하면 뛰어난 성적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한국운용의 성과는 철저히 '시스템'에서 기인한다. 이 회사의 펀드 운용은 펀드매니저와 주식운용본부장 CIO(최고투자책임자) 등의 독단적 철학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각 분야의 전문가인 회사 구성원의 의견을 조율해 결정된다. 실제 투자전략팀 소속의 애널리스트들이 시황과 종목에 대한 분석과 진단을 내놓으면 여러 번의 회의를 통해 체계적인 검증을 거쳐 '펀드매니저가 바뀌어도 일관성 있는 운용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일관된 운용철학을 유지하는 데는 CEO(최고경영자)인 정찬형 사장(사진)의 역할이 크다는 평가다. 1981년 한국투자신탁으로 입사해 기획부 국제부 IB(투자은행)사업본부 등을 거쳐 2003년부터 한국운용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30년 가까이 국내 자본시장을 일궈온 정통 금융투자인이다.

정 사장은 "고객 자산이 내 자산이라는 생각으로 항상 투자자들의 기대보다 높은 수익을 내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펀드가 아닌 운용철학을 파는 회사이자 '한방에 강한 홈런 타자'보다는 '꾸준한 성적의 3할대 타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