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2일 거래에서 1151.1~1154.1원 사이에서 좁은 박스권을 형성하며 이틀째 하락세로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가 큰 폭으로 오르며 환율 하락 재료로 작용했지만 결제 수요와 당국의 개입 경계감 등으로 하락속도는 둔화됐다.

이날 원달러 시장은 상승 마감한 뉴욕증시와 뉴욕 NDF시장에서의 환율 하락, 2월 무역수지 흑자전환 등의 영향으로 하락 압력을 받았다.

그리스 국채발행과 정부보증이라는 유로존 신용 위험에 대한 지원안이 구체화되고 대외발 불안감 일부가 해소되면서 위험기피심리가 다소 완화된 데 따른 것이다.

간밤 뉴욕외환시장에서 1개월물 원달러 NDF 가격은 1153~1159원에 거래됐고 1153/1154원에 최종 호가됐다. 이에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개장 직후 전 거래일보다 6원 떨어진 1154원으로 출발했다.

이후 코스피 지수가 강세를 보이고 유로달러 환율이 상승세를 보이자 환율은 거래 8분 만에 1151.1원까지 급락했다. 하지만 1150원대 초반에서 당국에 대한 경계감이 발동되며 추격 매도가 자제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여기에 결제 수요까지 유입되면서 환율은 오전 중 1152~1153원의 박스권 장세를 연출했다.

한 시장참가자는 "일단 결제수요도 꾸준히 유입되고 있었고 1150원 부근으로 급락하면서 당국의 개입 가능성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오전 중 시장 흐름은 유로가 약세를 나타내면서 매도 심리 위축에 기여하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에는 호주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은행(RBA)의 기준금리 인상 발표가 있었지만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호주 중앙은행은 한 달 만에 기준금리를 종전 3.75%에서 4%로 0.25%p 인상했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 때 1154.1원까지 고점을 높이기도 했으나 금세 1153원대로 복귀했다.

한 외환딜러는 "금리 인상 상당 부분이 예견됐기 때문에 시장이 별로 반응하지 않는 모습"이라며 "호주달러도 반짝 급등하긴 했지만 바로 이전 레벨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후 환율은 주식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들이 3000억원 이상의 순매수에 나선 데다 결제용 달러 매수세까지 꾸준히 유입된 영향으로 더이상 등락하지 못하고 1152.6원에서 거래를 마쳤다.

수출업체의 이월 네고물량은 시장 참가자들의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 한 외환딜러는 "환율 하락 요인인 수출업체의 이월 네고물량이 의외로 크지 않았다"면서 "정상적인 네고물량 출회와 공기업 달러 수요만 좀 있었다"고 전했다.

주가는 큰 폭으로 올랐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은 4영업일 만에 주식 순매수에 나서며 환율 하락에 무게를 실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0.54p(1.29%) 상승한 1615.12를 기록했으며, 코스닥지수는 0.93p(0.18%) 오른 507.96을 나타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3282억원을 순매수했다.

해외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전날 밤 뉴욕거래에서 1.3550달러선이었으나 이날 장 마감 시점에서는 1.3535달러대로 조금 내려갔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