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조던은 AP통신이 뽑은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운동선수로 야구의 베이브 루드에 이어 두 번째로 뽑힌 전설적인 농구선수다. 그는 미국 프로농구(NBA)에서 소속팀 시카고 불스를 무려 여섯 번이나 챔피언 자리에 올려놓았으며 그 자신 또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기록을 세웠다. 자유투 지역에서부터 날아올라 내리꽂는 슬램덩크는 'Air Jordan'이란 별명을 그에게 가져다주었고,NBA 경기의 TV 시청률은 그가 출전하느냐 여부에 따라 출렁거렸다.

실력이 곧 돈인 프로스포츠 세계에서 그는 걸어다니는 기업이라 불릴 만했다. 경제적 영향력에 관한 한 그는 베이브 루드를 넘어 20세기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선수로 기록될 수 있다. 포천지(誌)는 1998년 이런 마이클 조던의 경제적 영향력을 경제학자들의 도움을 받아 계산한 기사를 실었다. 기사는 1984년 NBA에 들어온 이래 그때까지 쌓은 '조던효과'가 약 100억달러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그 내역은 대략 다음 세 가지로 나누어진다.

첫째 그를 상표로 한 향수,내의,각종 비디오와 책자 및 영화로부터의 수입 등 직접적인 상품효과가 약 7억달러다. 둘째는 스포츠산업 육성 효과다. NBA 관중 수 증가가 약 1억6500만달러,TV중계료 수입이 3억6600만달러에 달하며,또 NBA 공식 스포츠용품 산업 매출에 기여한 효과로 31억달러가 계산된다. 셋째는 조던의 광고 등으로 높아진 기업 브랜드가치 제고 효과다. 대표적으로 나이키사의 브랜드가치 제고 효과가 52억달러로 추정되며 그 외에 조던이 인증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의 브랜드가치 제고 효과가 4억1000만달러 추가된다. 기타 그의 매니지먼트 회사의 가치 등을 포함하면 총 가치가 100억달러에 달한다는 것이다.

김연아 선수의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금메달 획득과 함께 지금 온 나라가 김연아와의 사랑에 빠져 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녀의 모든 것은 관심의 대상이다. 자연히 그녀를 이용한 각종 상품과 마케팅 또한 급증할 수밖에 없다. 옷,귀걸이,화장품,이어폰은 물론 생수와 세제까지 특수를 누린다고 한다.

언론에서는 김연아의 경제적 영향력을 재는 데 관심이 높다. 그 크기가 수천억원일 것이란 추측은 이제 과소평가하는 것으로 여겨지며 혹자는 국가 이미지 제고 효과까지 내세우며 6조원이 될 것이라고 추론하기도 한다. 6조원이라면 스포츠 산업이 가장 발달한 미국에서 마이클 조던이 십수년 동안 농구황제로 불리며 쌓은 경제적 영향력의 절반이 넘는 크기다.

김연아 선수가 예쁘고 소중하지만 그렇다고 '연아효과'를 과장할 필요는 없다. '연아효과'는 이제 막 나타나기 시작하므로 계산하기가 때이른 감이 없지 않다. 단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에 따라 추론하는 것이 더 신뢰감을 준다. 우선 상품효과는 그녀가 스포츠뿐 아니라 연예,패션 등 다방면에서 상품성이 있는 만큼 상당히 클 것으로 기대된다. 스포츠산업 효과는 피겨스케이팅이 농구 등에 비해 대중성이 떨어지므로 빙상산업에 국한될 경우 크기는 상대적으로 작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국민적 관심이 스포츠 전반으로 확대될 경우 효과는 장기적으로 커질 수 있다.

반면에 '조던효과'와 마찬가지로 광고 및 후원기업의 브랜드가치 효과는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된다. 김연아의 이미지는 역동적이면서도 섬세하고,기술과 예술이 합쳐진 프리미엄 이미지가 강하다. 세계시장에서 그런 이미지를 이용해 무결점의 품질에 아름다움까지 갖춘 프리미엄 브랜드로 발돋움하는 것은 지금 우리 기업에 시의적절할 뿐 아니라 값진 수익을 창출해 줄 것이다. 그리고 이 효과는 김연아 선수의 활약이 지속될수록 증폭될 것이다.

남성일 < 서강대 교수·경제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