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은 1일 "증시가 그동안 탄력적으로 반등했다"며 "주식 투자매력은 1년 전에 비해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버핏 회장은 이날 네브라스카 오마하 현지에서 CNBC와 3시간 동안 가진 인터뷰에서 "주식에 대한 나의 열정은 주가 하락폭에 비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내재가치 대비 주가가 많이 떨어진 주식을 집중 매입하는 가치투자를 중시하는 그는 "가장 불행한 뉴스는 주식 가격이 떨어질 때가 아니라 투자한 회사가 잘못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금융위기 후유증으로 헐값 채권이 널려 있던 1년 전에 비해 채권에 투자해 수익을 내기도 어려워졌다고 진단했다.

버핏은 유로존이나 미국 모두 엄청난 재정적자를 내고 있어 유로화와 달러화 가치가 중장기적인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화를 다른 통화로 바꿔야 한다면 어떤 통화를 선택하고 싶느냐는 질문에 스위스 프랑을 언급했다. 스위스는 유로존에 가입하지 않은 데다 재정적으로 안정된 나라라는 게 이유다. 그는 경제의 체질을 반영하는 통화가치는 해당 국가정부가 얼마나 신속하고 절도있게 경제정책을 펴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경제에 대한 평가에서는 낙관론을 피력했다. 버핏 회장은 미국 경제 현황에 대해 "진주만 공습은 지나가고 조만간 전쟁에서 이길 것"이라며 "현재 미국 경제는 제 갈길을 가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노력에 대해 버핏 회장은 "기적이 일어나길 바라서는 안 된다"며 "수요를 유발하려면 저소득층의 호주머니에 돈을 채워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미 대통령이 추진하는 의료보험 개혁과 관련,감당할 수 없는 비용은 결국 경제 전체를 갉아먹는 촌충과 같다며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버핏 회장은 또 6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 프랑스가 아닌 제 3국의 우승에 베팅했다. 그는 벅셔해서웨이의 보험사업 부문에서 프랑스가 우승하면 3000만달러의 보험금을 지급하는 보험상품을 팔았다고 소개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