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이 올 상반기에 지급준비율을 두 차례 더 올릴 것입니다. "

취훙빈(屈宏斌) HSBC 중국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서울 중구 한국HSBC 본사에서 인터뷰를 갖고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으며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해 더 많은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최근 시중은행의 지준율을 잇달아 인상,16.5%까지 높여놨다. 지준율이란 각 금융회사가 언제든지 예금자의 지급 요구에 응할 수 있도록 중앙은행에 예치해야 하는 예금 총액의 일정 비율로 중앙은행이 이 비율을 인상한다는 것은 통화를 흡수한다는 뜻이다.

취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에는 중국의 2010년 경제성장률이 8%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으나 올해 들어 10%로 상향 조정됐다"며 "그만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인민은행은 이달 지준율을 0.27%포인트 더 올리고 상반기 중 0.27%포인트를 추가로 인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중국 정부는 통화정책뿐 아니라 공공부문 투자를 줄이는 등 실물 경기에 대한 긴축 정책도 함께 펴나갈 것"이라며 "올해 중국의 원자재,기계설비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취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요구하고 있는 위안화 절상도 올해 안에 이뤄질 공산이 크다"며 "연내에 3~5% 정도 절상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근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달라이 라마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만남 등으로 미 · 중 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정치적인 제스처에 불과하다"고 잘라 말했다. 취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반덤핑 관세를 매기겠다고 발표한 중국산 철강은 전체 대미 수출액의 1%에 불과한 제품이며 반대로 중국이 반덤핑 관세를 매기기로 한 미국산 닭고기도 대미 수입량의 0.5%에 불과한 품목"이라며 "정치적 갈등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취 이코노미스트는 가까운 미래에 중국의 경제 규모가 미국을 압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중국은 전체 인구의 60%가 시골에 거주할 정도로 도시화 · 산업화가 더딘 상태인데도 이 정도 경제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며 "통상 인구의 70%가 도시에 살면 도시화가 완료된 것으로 보는데 중국은 20~30년 후 그렇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취 이코노미스트는 "인구도 미국의 4배이기 때문에 도시화 · 산업화가 완료되면 경제 규모 면에서 추월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