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세계 3대 식품박람회의 하나인 도쿄식품박람회가 개막된 일본 지바현의 닛폰 컨벤션 센터.일본 내 인기 김치 브랜드인 대상의 '종가집' 부스에 시식행렬이 이어졌다. 이번에 첫선을 보인 '스리오로시 다이공'(갈아만든 무김치)에 마요네즈와 깨를 넣어 만든 샐러드 드레싱이 화제였다. 송경태 대상재팬 매니저는 "명란젓을 넣어 만든 일본 고유의 샐러드 드레싱에 비해 가격은 60%가량 싸면서도 무김치를 통해 비슷한 맛을 내 첫날 오전에만 10여명의 바이어가 문의를 해왔다"고 말했다.

한국 먹을거리가 일본에서 드라마에 이어 제2의 한류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막걸리와 김치,김,고추장 등은 물론 라면과 양념소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먹을거리 아이템이 일본인들에게 어필하며 '한식 세계화'의 밑거름 역할을 하고 있다.


◆막걸리,김치에 관심 집중

김치와 함께 이번 행사에서 일본 관람객들의 가장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품목은 막걸리다. 국순당의 일본법인인 'BSJ' 부스는 최근 출시된 생막걸리를 맛보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이곳을 찾은 하루카 오쿠야마(32)는 "일본에도 쌀로 만든 '사케'와 '도브로크'라는 탁주가 있지만 알코올 도수가 15~16%로 높다"며 "한국 술은 소주처럼 독한 것으로만 알고 있는데 막걸리는 마시기 쉽고 피부에도 좋다"고 말했다.

김의 인기도 높았다. 동원F&B의 '양반김'은 일본인들의 인지도가 높아 수출 제품에도 한글상표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동원F&B 측은 올해 양반김의 일본 수출을 지난해(85억원)보다 20%가량 늘려 처음으로 100억원을 넘긴다는 목표다. 또 신라면과 함께 둥지냉면,둥지쌀국수 3종(뚝배기 · 짜장 · 카레) 등을 내놓은 농심 부스에도 참가자들의 문의가 이어졌다.

◆현지화로 승부한다

대상의 갈아만든 김치를 비롯해 '벳타라'(절임무김치)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벳타라는 단맛을 가진 절인 무를 가리킨다. 대상이 이를 한국식으로 응용해 일반 김치에 비해 당도를 높여 만든 것이다.

일본식 양념장도 눈길을 끌었다. CJ제일제당은 고기 양념장인 '야키니쿠 타래'에 대한 샘플링 행사와 레시피 안내 책자를 배포했다. 일본은 한국과 달리 고기를 양념에 재웠다가 구워먹지 않기 때문에 이를 겨냥해 고기를 찍어먹을 수 있는 양념을 내놓은 것.CJ제일제당 관계자는 "현재 도쿄를 중심으로 1000여개의 슈퍼에 입점해 있으며 이번 박람회를 계기로 올해 안에 오사카 중심으로 입점 점포를 2500개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풀무원은 일본인들의 입맛에 맞춰 기름과 소금 함량을 한국 내 판매 제품에 비해 70%가량 낮춘 '바삭바삭 들기름 파래김'을 2015년까지 일본에서 연 100억원 판매한다는 목표다.

지바(일본)=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