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엠씨스퀘어''아내의유혹' 아 옛날이여!…스타기업 상폐 '줄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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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년에 잘 나갔던 기업도 최근 부쩍 강화된 퇴출 제도 앞에 줄줄이 무릎을 꿇고 있다. 대부분 경영진의 횡령ㆍ배임이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이후 한국거래소가 상장폐지 심사 기준을 더욱 강화하는 분위기여서 당분간 부실기업의 퇴출이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두 달여 동안 상장폐지가 결정된 기업은 총 10곳에 이른다. 실적 미달 같은 형식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기업이 3곳, 경영진의 횡령ㆍ배임 등으로 실질심사에 걸려 퇴출된 곳이 7곳이다.
여기에 상장폐지 실질심사 검토 대상 등에 이름을 올린 기업이 9곳인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그 수는 더욱 늘어날 예정이다.
퇴출이 정해졌거나 유력한 기업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지오엠씨는 지난달 5일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끝내 통과하지 못했다. 최근 불거진 전 경영지배인의 대규모 횡령ㆍ배임 혐의를 거래소 측은 퇴출 사유로 봤다.
지오엠씨는 한때 중ㆍ고생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집중력 향상기 '엠씨스퀘어'로 이름을 날린 회사다. 2007년에는 미국 최대 방송사 중 하나인 ABC가 '엠씨스퀘어'의 효과를 특집방송에서 언급,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수 년 째 이어지고 있는 대규모 적자 탓에 최근 회사는 크게 부실해졌다. 회사는 작년 10월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1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횡령ㆍ배임 사건이 터졌다.
증자 성공을 위해 경영지배인으로 선임한 조모 씨가 증자 자금을 횡령했다는 게 회사측의 주장이다. 횡령 혐의가 불거지자 거래소는 지오엠씨의 퇴출을 결정했다. 회사는 거래소의 이러한 결정에 불복, 현재 이의신청서를 접수한 상태다.
지오엠씨 관계자는 "전 경영지배인이 인출한 증자 납입자금 120억원은 신주로 받아 새로운 투자자와 채권자에게 배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아직 희망은 있다"고 말했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바이오기업 인수를 추진, 이목을 집중시켰던 아리진도 퇴출 위기다. 트라이머리스는 에이즈 치료제 '퓨제온'을 개발, 글로벌 제약사 로슈로부터 로열티를 받고 있는 회사로, 아리진은 지난해 공개매수를 통해 이 회사 인수를 추진했다.
그러나 '지분 인수가격이 과도하게 비싸게 책정됐다'는 논란이 불거진 이후 회사가 휘청이기 시작했다. 아리진은 결국 당초 계획했던 1000억원의 인수자금 조달에 실패했고, 공개매수도 무위에 그쳤다.
여기에 트라이머리스에 지불한 100억원대 계약금의 조달과정이 문제가 돼 이 건을 추진했던 박상백 전 대표는 지난달 초 구속된 상황이다.
필명 '비초'로 유명세를 탔던 슈퍼개미 문덕 씨가 인수해 화제를 모았던 비전하이테크도 상장폐지가 확정돼 현재 정리매매가 진행중이다.
문 씨는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 비전하이테크를 인수한 이후 소액주주들과 마찰을 빚어 경영권 다툼을 했었다. 유상증자 과정에서 자전거 부품업체 인수라는 호재를 시장에 띄우고 정작 자금이 마련되자 이를 철회해 피해를 입혔다는 게 소액주주들의 주장이었다.
임시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들과 표대결까지 하며 가까스로 경영권을 지켜낸 문 씨는 그러나, 이후 김관호 전 대표와 회사 자금에 대한 횡령 공방을 펼쳐 또한번 홍역을 치른다.
문 씨는 김 전 대표가 공모자들과 짜고 회사 자금 약 67억원을 횡령해 해외로 도피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전 대표 측은 문 씨가 자금세탁을 거쳐 회사 자금 일부를 횡령하고, 주총 때 주주들에게 돈을 주고 위임장을 받는 등 불법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법적 공방이 가열된 와중에 거래소는 지난달 23일 상장위원회를 열고 비전하이테크의 상장 폐지를 확정했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드라마 제작사들도 거래소의 칼날을 피해가지 못했다. 드라마 '파스타', '스타의 연인', '주몽', '황진이' 등을 만든 올리브나인과 막장드라마로 불린 '아내의 유혹'을 제작한 스타맥스도 각각 경영진의 횡령 혐의와 분식회계 등으로 퇴출을 앞두고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이달 말 사업보고서 제출이 완료되면 퇴출 기업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단순히 회사의 간판만 보고 투자하면 낭패를 볼 수도 있다"고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두 달여 동안 상장폐지가 결정된 기업은 총 10곳에 이른다. 실적 미달 같은 형식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기업이 3곳, 경영진의 횡령ㆍ배임 등으로 실질심사에 걸려 퇴출된 곳이 7곳이다.
여기에 상장폐지 실질심사 검토 대상 등에 이름을 올린 기업이 9곳인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그 수는 더욱 늘어날 예정이다.
퇴출이 정해졌거나 유력한 기업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지오엠씨는 지난달 5일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끝내 통과하지 못했다. 최근 불거진 전 경영지배인의 대규모 횡령ㆍ배임 혐의를 거래소 측은 퇴출 사유로 봤다.
지오엠씨는 한때 중ㆍ고생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집중력 향상기 '엠씨스퀘어'로 이름을 날린 회사다. 2007년에는 미국 최대 방송사 중 하나인 ABC가 '엠씨스퀘어'의 효과를 특집방송에서 언급,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수 년 째 이어지고 있는 대규모 적자 탓에 최근 회사는 크게 부실해졌다. 회사는 작년 10월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1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횡령ㆍ배임 사건이 터졌다.
증자 성공을 위해 경영지배인으로 선임한 조모 씨가 증자 자금을 횡령했다는 게 회사측의 주장이다. 횡령 혐의가 불거지자 거래소는 지오엠씨의 퇴출을 결정했다. 회사는 거래소의 이러한 결정에 불복, 현재 이의신청서를 접수한 상태다.
지오엠씨 관계자는 "전 경영지배인이 인출한 증자 납입자금 120억원은 신주로 받아 새로운 투자자와 채권자에게 배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아직 희망은 있다"고 말했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바이오기업 인수를 추진, 이목을 집중시켰던 아리진도 퇴출 위기다. 트라이머리스는 에이즈 치료제 '퓨제온'을 개발, 글로벌 제약사 로슈로부터 로열티를 받고 있는 회사로, 아리진은 지난해 공개매수를 통해 이 회사 인수를 추진했다.
그러나 '지분 인수가격이 과도하게 비싸게 책정됐다'는 논란이 불거진 이후 회사가 휘청이기 시작했다. 아리진은 결국 당초 계획했던 1000억원의 인수자금 조달에 실패했고, 공개매수도 무위에 그쳤다.
여기에 트라이머리스에 지불한 100억원대 계약금의 조달과정이 문제가 돼 이 건을 추진했던 박상백 전 대표는 지난달 초 구속된 상황이다.
필명 '비초'로 유명세를 탔던 슈퍼개미 문덕 씨가 인수해 화제를 모았던 비전하이테크도 상장폐지가 확정돼 현재 정리매매가 진행중이다.
문 씨는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 비전하이테크를 인수한 이후 소액주주들과 마찰을 빚어 경영권 다툼을 했었다. 유상증자 과정에서 자전거 부품업체 인수라는 호재를 시장에 띄우고 정작 자금이 마련되자 이를 철회해 피해를 입혔다는 게 소액주주들의 주장이었다.
임시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들과 표대결까지 하며 가까스로 경영권을 지켜낸 문 씨는 그러나, 이후 김관호 전 대표와 회사 자금에 대한 횡령 공방을 펼쳐 또한번 홍역을 치른다.
문 씨는 김 전 대표가 공모자들과 짜고 회사 자금 약 67억원을 횡령해 해외로 도피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전 대표 측은 문 씨가 자금세탁을 거쳐 회사 자금 일부를 횡령하고, 주총 때 주주들에게 돈을 주고 위임장을 받는 등 불법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법적 공방이 가열된 와중에 거래소는 지난달 23일 상장위원회를 열고 비전하이테크의 상장 폐지를 확정했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드라마 제작사들도 거래소의 칼날을 피해가지 못했다. 드라마 '파스타', '스타의 연인', '주몽', '황진이' 등을 만든 올리브나인과 막장드라마로 불린 '아내의 유혹'을 제작한 스타맥스도 각각 경영진의 횡령 혐의와 분식회계 등으로 퇴출을 앞두고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이달 말 사업보고서 제출이 완료되면 퇴출 기업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단순히 회사의 간판만 보고 투자하면 낭패를 볼 수도 있다"고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