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우후죽순' 스팩…투자 성공확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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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호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인 대우증권 그린코리아 스팩이 3일 증시에 상장됐다.
이 스팩은 상장 첫날 공모가(3500원)를 약간 웃도는 수준에서 시초가(3705원)를 형성했지만 장중 5% 가까이 급락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86.89대 1이라는 치열한 청약경쟁률을 보였던 인기가 무색할 정도다.
앞으로 미래에셋증권 현대증권 동양종금증권 등이 설립한 스팩도 줄줄이 상장될 예정이어서 '1호 스팩'의 주가향방에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스팩의 투자 성공확률은?
스팩의 투자 성공확률은 얼마나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주 높다'이다. 비상장사 합병을 위해 등장한 스팩이 설령 '합병실패'라는 최악의 상황에 처해도 개인투자자들은 '원금+이자'를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대우증권 IPO팀 관계자는 "스팩은 개인투자자 보호에 역점을 두고 있는 게 가장 큰 특징"이라며 "공모를 통해 투자받은 전체 금액중 90% 이상을 신탁기관(한국증권금융 등)에 보관하므로 합병실패 시에도 원금과 이자를 챙길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하면 스팩이 합병을 위해 사용하는 비용도 전체 공모금액 중 10% 이내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즉, 합병실패로 인해 주주들이 피해를 볼 수 있는 손실은 이미 사용된 스팩의 합병비용 수준으로 극히 제한적이다.
이 관계자는 또 "투자자들은 2~3년 뒤 실제 합병시에도 합병을 반대할 수 있다"며 "이들은 이때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 자신의 투자금을 회수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보통 스팩은 합병이 실패할 경우 주주 지분율에 따라 당초 공모금액을 배분한다.
무엇보다 스팩은 우량한 비상장사 인수를 위해 설립됐다. 스팩이 인수대상으로 꼽은 비상장기업이 아주 우량해 합병 이후 기업가치가 급상승하면 투자자들은 장내에서 보유주식을 매각, 뜻하지 않게 많은 이익을 챙길 수 있다는 게 증시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스팩은 급락하지 않는다?
증시전문가들은 스팩의 주가가 장중 또는 날마다 급등락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데 의견을 모은다.
기업공개(IPO)를 거친 스팩은 비상장사 합병 전까지 오로지 현금만을 보유한 명목회사이므로, 주가흐름(시가총액)도 현금수준과 맞먹는 구간 안에서 움직일 수 밖에 없다는 분석에서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스팩이 사업성 또는 성장성을 갖고 있는 회사는 아닐 것"이라며 "현금(순자산가치)만 있는 스팩의 주가가 이유없이 급등하거나 급락할 수는 없는 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기관 및 개인투자자들이 어떤 이유에서든 손실을 감수하고, 공모가 수준 밑에서 보유주식을 계속 팔아치운다면 이에 대비한 대책은 사실상 없다.
이 관계자는 "스팩 주가가 연일 급락하더라도 발기인(설립주주)이 장내에서 주식을 사거나 해서 낙폭을 줄일 수는 없다"며 "기관 또는 개인 '큰손'들이 주가하락 시기에 스팩 주식을 대량 매입더라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덧붙였다.
대량 지분보유자가 추후 합병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 고의적으로 합병에 반대해 개별 수익을 챙겨 갈수도 있다.
현재 스팩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업체 및 개인은 다른 상장사와 동일하게 금융감독원에 보유지분을 신고하고 공시를 통해 지분을 매입한 목적 등을 밝혀야 한다.
◆발기인은 절대수익?…'NO' 합병전 매도 못해
그렇다면 스팩을 설립할 때 일부 지분을 매입해 투자하는 발기인들의 투자 성공확률 어떨까. 발기인은 통상 스팩의 액면가 또는 공모가보다 낮은 가격에 지분을 사들일 수 있다.
이번 대우증권 스팩의 공모가는 3500원이었고, 발기인이 산 매입가격은 액면가인 1000원이다. 얼핏봐도 발기인이 개인투자자보다 3배 이상 이득이다. 개인투자자들은 3배 이상 비싼 돈을 주고 지분을 매입해 손해를 본 것일까.
대우증권 스팩의 발기인은 설립주주 자격으로 1주당 1000원에 약 200만주(지분 7.4%)를 매입한 대신 합병 전까지 보유지분을 절대 팔 수 없다. 또 합병이 성사되더라도 합병 이후 6개월 동안 역시 지분을 매각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대우증권스팩의 발기인은 영국계 헤지펀드(Arrowgrass)와 산업은행, 그린손해보험,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신한캐피탈 등으로 구성돼 있다.
대우증권 스팩은 총 2700만주(지분 100%) 중 발기인과 기관이 각각 200만주(7.4%)와 1750만주(64.8%)를 배정받았고 나머지 750만주를 개인에게 배정했다. 공모규모는 모두 875억원(기관 포함)이다.
이날 오후 1시28분 현재 대우증권 스팩은 시초가대비 2.16% 내린 3625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초가는 공모가보다 높은 3705원으로 결정됐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
이 스팩은 상장 첫날 공모가(3500원)를 약간 웃도는 수준에서 시초가(3705원)를 형성했지만 장중 5% 가까이 급락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86.89대 1이라는 치열한 청약경쟁률을 보였던 인기가 무색할 정도다.
앞으로 미래에셋증권 현대증권 동양종금증권 등이 설립한 스팩도 줄줄이 상장될 예정이어서 '1호 스팩'의 주가향방에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스팩의 투자 성공확률은?
스팩의 투자 성공확률은 얼마나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주 높다'이다. 비상장사 합병을 위해 등장한 스팩이 설령 '합병실패'라는 최악의 상황에 처해도 개인투자자들은 '원금+이자'를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대우증권 IPO팀 관계자는 "스팩은 개인투자자 보호에 역점을 두고 있는 게 가장 큰 특징"이라며 "공모를 통해 투자받은 전체 금액중 90% 이상을 신탁기관(한국증권금융 등)에 보관하므로 합병실패 시에도 원금과 이자를 챙길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하면 스팩이 합병을 위해 사용하는 비용도 전체 공모금액 중 10% 이내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즉, 합병실패로 인해 주주들이 피해를 볼 수 있는 손실은 이미 사용된 스팩의 합병비용 수준으로 극히 제한적이다.
이 관계자는 또 "투자자들은 2~3년 뒤 실제 합병시에도 합병을 반대할 수 있다"며 "이들은 이때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 자신의 투자금을 회수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보통 스팩은 합병이 실패할 경우 주주 지분율에 따라 당초 공모금액을 배분한다.
무엇보다 스팩은 우량한 비상장사 인수를 위해 설립됐다. 스팩이 인수대상으로 꼽은 비상장기업이 아주 우량해 합병 이후 기업가치가 급상승하면 투자자들은 장내에서 보유주식을 매각, 뜻하지 않게 많은 이익을 챙길 수 있다는 게 증시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스팩은 급락하지 않는다?
증시전문가들은 스팩의 주가가 장중 또는 날마다 급등락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데 의견을 모은다.
기업공개(IPO)를 거친 스팩은 비상장사 합병 전까지 오로지 현금만을 보유한 명목회사이므로, 주가흐름(시가총액)도 현금수준과 맞먹는 구간 안에서 움직일 수 밖에 없다는 분석에서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스팩이 사업성 또는 성장성을 갖고 있는 회사는 아닐 것"이라며 "현금(순자산가치)만 있는 스팩의 주가가 이유없이 급등하거나 급락할 수는 없는 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기관 및 개인투자자들이 어떤 이유에서든 손실을 감수하고, 공모가 수준 밑에서 보유주식을 계속 팔아치운다면 이에 대비한 대책은 사실상 없다.
이 관계자는 "스팩 주가가 연일 급락하더라도 발기인(설립주주)이 장내에서 주식을 사거나 해서 낙폭을 줄일 수는 없다"며 "기관 또는 개인 '큰손'들이 주가하락 시기에 스팩 주식을 대량 매입더라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덧붙였다.
대량 지분보유자가 추후 합병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 고의적으로 합병에 반대해 개별 수익을 챙겨 갈수도 있다.
현재 스팩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업체 및 개인은 다른 상장사와 동일하게 금융감독원에 보유지분을 신고하고 공시를 통해 지분을 매입한 목적 등을 밝혀야 한다.
◆발기인은 절대수익?…'NO' 합병전 매도 못해
그렇다면 스팩을 설립할 때 일부 지분을 매입해 투자하는 발기인들의 투자 성공확률 어떨까. 발기인은 통상 스팩의 액면가 또는 공모가보다 낮은 가격에 지분을 사들일 수 있다.
이번 대우증권 스팩의 공모가는 3500원이었고, 발기인이 산 매입가격은 액면가인 1000원이다. 얼핏봐도 발기인이 개인투자자보다 3배 이상 이득이다. 개인투자자들은 3배 이상 비싼 돈을 주고 지분을 매입해 손해를 본 것일까.
대우증권 스팩의 발기인은 설립주주 자격으로 1주당 1000원에 약 200만주(지분 7.4%)를 매입한 대신 합병 전까지 보유지분을 절대 팔 수 없다. 또 합병이 성사되더라도 합병 이후 6개월 동안 역시 지분을 매각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대우증권스팩의 발기인은 영국계 헤지펀드(Arrowgrass)와 산업은행, 그린손해보험,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신한캐피탈 등으로 구성돼 있다.
대우증권 스팩은 총 2700만주(지분 100%) 중 발기인과 기관이 각각 200만주(7.4%)와 1750만주(64.8%)를 배정받았고 나머지 750만주를 개인에게 배정했다. 공모규모는 모두 875억원(기관 포함)이다.
이날 오후 1시28분 현재 대우증권 스팩은 시초가대비 2.16% 내린 3625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초가는 공모가보다 높은 3705원으로 결정됐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