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10.03.04 13:42
수정2010.03.04 13:42
올해 고등학생이 되는 신현우군은 유달리 엉덩이가 튀어나온 오리 궁둥이 체형을 가지고 있다. 몸이 말랐음에도 불구하고 배가 나와 골반이 흡사 기울어진 국자모양을 하고 있었다. 타고난 체형이려니 했던 신군은 춤 동아리 친구들과 연습을 하다가 부상을 입고 정형외과에 방문했다가 놀라운 소식을 들었다. 신군은 허리가 앞으로 기운 척추전만증을 가지고 있었던 것. 평소 피로나 요통이 춤 연습 때문이라고 생각했던 신군의 부모는 당황스러웠다.
- 척추는 옆으로만 휜다? 앞으로, 뒤로 휘는 척추도 문제.
많은 학부모들은 척추가 옆으로 휘는 척추측만증에 대해서 염려한다. 척추만곡(척추 휨)이 의심될 때 등을 보고 척추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았으면 안심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척추만곡은 여러 가지 각도에서 나타날 수 있으며,특히 척추가 앞으로 휘는 척추전만과, 뒤로 휘는가척추 후만은 일반인들이 눈으로만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서울 튼튼병원 김정훈 원장은 "척추 휨이라고 하면 척추가 옆으로 휘는 척추측만증만 생각하고는 한다. 그러나 척추가 앞, 뒤로 휘는 척추전만, 척추 후만증에 대해는 둔감에 놓치기 쉽다. 휘는 척추를 방치하면 척추관절이 불안정해지고 디스크의 탈출이나 신경자극으로 인해 디스크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고 척추의 노화가 더 빨리 이루어질 수 있다. 청소년들은 목과 허리의 근육통으로 피로도가 높아져 학업성취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한다.
척추전만증은 척추가 정상보다 앞쪽으로 기울어져 허리가 뒤로 과하게 굽어지기 때문에 뱃살도 없이 배가 앞으로 나와 보이는 외모가 특징이다. 척추의 곡선 정상보다 앞쪽으로 나와 있기 때문에 요추와 요추를 이어주는 허리 뒤쪽관절들이 꽉 끼어 서로 눌리면서 통증이 생긴다. 비만으로 인해 배가 나왔거나, 나쁜 자세를 오래 취했을 때 생길 수 있으며 여아의 경우에는 초경 전후, 급성장기를 거치며 척추전만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 살펴봐야 한다. 또한 고등학생들이 몰래 신는 하이힐도 배를 앞으로 빼는 자세를 취하게 하기 때문에 좋지 않다.
척추후만증은 척추가 뒤로 굽었다기보다, 척추가 곡선을 잃고 일자로 꼿꼿하게 선 허리를 뜻하는데 '일자허리' 라고 불리기도 한다. 척추후만증은 청소년기 12세에서 16세 사이에 호발하는데, 외형은 흉부가 앞으로 기울고 어깨가 앞으로 쳐져 등이 둥그렇게 굽은 느낌이 난다. 척추 후만증 환자들은 S곡선의 스프링 효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충격흡수 능력이 떨어져 작은 충격에도 허리를 상하기 쉽다. 주로 습관적으로 허리를 구부정하게 하고 있거나, 엎드려서 책을 보는 자세가 원인이 된다. 청소년기 성장이 멈추면 병의 진행도 멈추지만, 기형은 남아 있기 때문에 조치가 필요하다.
- 방치하면 척추 분리증 등 2차 질환으로 발전 될 수 있어. 오뚜기 체조등이 효과.
위와 같은 척추만곡은 흉부나 요부를 압박해 소화불량을 일으키거나 호흡기관을 약하게 만든다. 특히 척추전만증은 방치하면 외상을 입었을 때 뼈의 일부가 분리될 수 있고(척추 분리증) 분리된 뼈가 앞으로 밀려나오는 척추전방전위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가 필요하면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척추 만곡증은 X-ray나 CT만으로도 증상을 감별할 수 있다. 휘어짐의 정도가 심할 때는 보조기를 착용하거나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데, 허리를 절개하고 금속 고정물을 사용하여 휘어진 상태를 바르게 한 뒤 척추 뒷부분을 고정하는 척추 휴합술을 고려해 볼 수 있으나 이는 아주 심한 경우에 한한다. 대부분 청소년기의 척추만곡은 허리 체조를 하고 자세를 바로 잡는 것으로도 증상을 크게 완화시킬 수 있다.
- 넋 놓고 TV보는 자세, 어린 나이에 높은 신발 주의 줘야.
청소년기 척추 만곡은 대부분 잘못된 자세에서 비롯된다. 척추 만곡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나쁜 자세는, 책상에 엎드리 듯 앉아서 책을 보는 경우, 구부정하게 앉아 ��을 잃고 텔레비전을 보거나, 소파나 의자 끝에 누운듯이 걸터 앉는 경우 척추 후만증이 나타나기 쉽다.
이 외에 소위 '간지'라 일컫는 멋을 위해 의도적으로 아랫배 부분을 앞으로 내밀고 다니거나, 굽이 높은 하이일등을 어린나이부터 신게 되면 척추가 휘어 척추 전만증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를 주고 자세를 바로 잡도록 한다.
장익경기자 ikjan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