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오는 10일 고교 3학년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시작으로 본격 막이 오른다. 올해 정시모집의 특징 중 하나는 수능의 영향력이 한층 커졌다는 점이다. 모집인원의 일정 비율을 수능성적만으로 선발하는 우선선발제와 특정 모집군에서 수능 100% 전형을 실시하는 대학이 지난해보다 더욱 늘었기 때문이다. 수험생들은 첫 학력평가를 토대로 11월 수능까지 학습 계획을 세워야 한다. 또 2010학년도 정시에서 나타난 특징도 파악해 2011학년도 정시합격 전략을 세우는 지혜가 필요하다.

◆3월 첫 평가가 1년 좌우

10일 치르는 올해 첫 전국연합학력평가를 통해 자기 실력이 어느 수준에 와 있는지 파악하는 데 활용하는 게 좋다. 유웨이중앙교육 이만기 평가이사는 "전국연합학력평가를 통해 자신의 현재 위치를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올해 수능을 준비하고 있는 다른 수험생들의 실력과 비교해 볼 수 있는 귀중한 기회"라고 조언했다.

3월 평가는 대체로 전년도 수능의 난이도를 감안해 출제된다. 수리 영역을 중심으로 비교적 쉬웠던 지난해 수능 난이도를 고려하면 이번 평가는 전년도 수능에 비해 약간 어렵게 출제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능의 출제 경향이 학력평가 문제에 고스란히 반영되는 만큼 수험생들은 이번 평가를 통해 수능의 출제 경향과 문제 유형에 대한 감을 충분히 익혀야 한다.

수험생들은 또 3월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연간 학습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좋다. 평가 결과를 토대로 취약 부분을 정확하게 파악해 월별,주별 학습 계획을 세우는 전략이다. 이만기 이사는 "특히 탐구 영역의 경우 여러 과목을 동시에 학습하기에는 다소 벅차므로 3월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전략적으로 집중해야 할 과목은 학년 초에,나머지 과목은 여름방학을 활용해 준비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영역별 반영비율 토대로 전략 수립

수험생들은 수능 학습 전략과 대입 지원 전략 수립 때 각 대학의 수능 영역별 반영비율 차이에 주목해야 한다. 수험생들은 우선 목표대학의 영역별 반영비율을 숙지하고 반영비율이 높은 영역을 중심으로 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2010학년도 정시모집에서 주요 대학들의 수능 영역별 반영비율은 인문 · 자연계열 모두 수리의 비중이 대체로 높았다. 서울대는 영역별 반영비율에서 수리에 27.8%를 배당,타 영역(언어 · 외국어 · 탐구 영역 각 22.2%씩)에 비해 높은 점수를 줬다. 서강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중앙대 등도 인문계열에서 언어 영역에 비해 모두 수리 영역의 반영비율을 2.5~10%포인트씩 높게 잡았다.

2011학년도 정시모집에서는 한양대가 인문계열의 수리 영역 반영비율을 지난해 20%에서 30%로 상향 조정했다. 이밖에 주요 대학들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수리 영역의 반영 비율이 대체로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메가스터디 손은진 전무는 "특히 상위권 수험생들의 경우 학년 초 수리 실력을 확실히 다져 놓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영역별 반영비율은 지원 전략에도 중요한 요소다. 진학사 김희동 입시분석실장은 "같은 군에서 학생을 선발하는 경쟁 대학 간의 영역별 반영비율 차이가 경쟁률에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정시 가군에서 인문계열 학과들의 지원율이 소폭 감소한 경희대의 경우 다소 어려웠던 언어 영역 반영비율이 30%로 경쟁대학인 중앙대(20%),서울시립대(25%) 등에 비해 높아 수험생들이 기피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자연계열을 중심으로 경쟁률이 상승한 한양대의 경우 지난해 쉬웠던 수리 가형의 반영비율이 30%로 높은 때문으로 분석된다.
자연과학계열 경쟁률 상승할 듯

2011학년도에는 연세대 등 15개 대학이 약대를 신설,기존 20개 약대와 함께 총 35개 약대가 1700명을 새롭게 모집한다. 내년부터는 대학 4학기 이상 이수자를 대상으로 신입생을 모집하는 약대 6년제 시행으로 올 입시를 치르는 수험생들이 당장 약대에 지원할 수는 없지만 약대 진학에 필수인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PEET) 및 선수과목 이수 조건 등을 고려하면 올해 각 대학 자연과학계열 학과들의 경쟁률이 상승할 것이란 분석이다. 김 실장은 "생물 화학 물리학 등 자연과학계열에 집중된 PEET의 성격과 각 대학의 선수과목 등을 고려하면 자연과학계열의 경쟁률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특히 신설 약대가 지방에 배정된 대학의 경우 해당지역 출신자 특별전형을 염두에 둔 수험생들이 몰릴 가능성이 높아 해당대학 자연과학계열의 합격점 상승도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한양대 에너지공학과와 융합전자공학부,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숙명여대 글로벌서비스학부 등 2010학년도에 각 대학이 신설한 특성화 학과들의 경우 다양한 지원 혜택 등으로 경쟁률이 비교적 높았다. 김 실장은 "일부 대학의 특성화 학과 도입 성공으로 보다 많은 대학에서 특성화 학과를 신설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성화 학과 지원율 상승으로 합격선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