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개교 1년을 맞은 울산과학기술대에 3쌍의 부부교수가 탄생했다. 1호 부부교수는 조형준(37 · 나노생명화학공학부) 최은미 교수(33 · 여 ·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로 매사추세츠공대(MIT) 박사 과정에서 같은 수업을 들은 인연으로 결혼,미국 굴지의 에너지 기업인 슐룸베르거에서 함께 근무하다 지난 1월 임용됐다.

이들 부부는 임용 당시 한국에 도움이 되는 새 연구에 도전하기 위해 미국 영주권까지 포기하고 한국행을 결심했다. 평소 '부부가 함께 일할 수 있는 곳'을 희망직장 1순위로 뒀던 이 부부는 조무제 총장이 "둘이 다른 곳에서 일하게 되면 어떻게 하겠는가"라고 물었을 때 "같이 일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그곳으로 갈 것"이라고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교수 부부는 "부부 과학자로서의 최대 로망인 공동저자로 좋은 논문을 발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효과적 암진단을 위한 '자기공명단층 촬영장치(MRI)' 분야에,아내인 최 교수는 '초전도 핵융합 연구장치(일명 인공태양 · KSTAR)' 분야를 중점 연구하고 있다.

주상훈(35 · 나노생명화학공학부) 문회리 교수(34 · 여 · 친환경에너지공학부) 부부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서울대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미국 로런스버클리 국립연구소에서 함께 연구원으로 재직하다가 지난달 임용됐다. 이들도 같은 연구소에서 일하다가 자연스럽게 만나 작년 3월 결혼한 신혼부부다. 문 교수는 "한 명만 임용되면 미국과 한국에서 떨어져 지내야 할 뻔했는데 둘이 같은 학교에서 근무하게 돼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인류학을 공부하다 만나 국제결혼한 브래들리 타타르(42 · 인문사회과학분야) 최진숙 교수(42 · 여 · 인문사회과학분야) 부부는 최 교수가 작년 8월 먼저 울산과기대에 정착하고,지난달 KAIST 객원 교수였던 타타르 교수가 뒤따라 왔다. 최 교수는 "나와 딸(7) 아들(3)은 울산에,남편은 대전에 떨어져 사는 주말가족 생활이 싫어 남편의 직장을 울산에 있는 학교로 옮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교수는 안정된 가정의 틀을 유지하기 위해 같은 학교를 택한 면이 크긴 하지만,울산과기대의 좋은 연구환경과 우수한 학생,융합을 중시하는 교육 철학 등에 끌려 주저 없이 지원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조 총장은 "이들 부부교수들이 기존 학과 간 벽을 허물고 융합 학문 분야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